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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lalaika Mar 10. 2020

파로의 개들

농촌의 개들

탁상 사원은 5박 6일 부탄 여행 단기 코스의 클라이맥스로 알려져 있다. 탁상 사원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공항이 있는 파로로 옮겼다. 파로의 시내엔 소와 개들이 많았다. 

파로의 소들


건물 뒤편 구석진 쓰레기 더미 사이에 개들이 잠들어있었다.


개와 놀고 있는 소년을 만났다. 개에 관심을 보이자 개의 이름을 말해줬다. 가이드 소남은 개 이름이 부탄의 유명한 영화배우의 이름에서 따온 거 같다고 귀띔해줬다.
 

모든 부탄인들이 개에 친근한 건 아니었다. 개를 무서워하는 아이들도 많았다. 덩치가 자기보다 큰 동물을 보고 두려움을 느끼는 건 자연스러운 본능이리라. 식료품점에 개 한 마리가 서성이고 있었다. 가게에서 키우는 개는 아니었지만 개는 그 공간을 내 집처럼 드나들었고 상품 매대를 서성이며 손님이 물건 사는 걸 물끄러미 바라봤다. 


마침 장을 보려고 가족이 상점에 들렸다. 그런데 개가 가게 입구를 막고 도무지 비킬 생각을 안 했다. 개가 특별히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 건 아니었지만 어쩐지 아이는 개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 보다 못한 계산대에 있던 상점 아주머니가 빈 생수 페트병으로 개의 엉덩이를 때렸다. 


파로 시내의 개들


도시인 팀부에 비해 파로는 상대적으로 농촌이었다. 숙소 베란다에서 옆 집 마당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빨래를 하고 모닥불을 지피고 서너 살 되어 보이는 갓 걸음마를 뗀 아이가 매운 연기가 타오르는 불씨 앞에서 겨울의 추위를 녹였다.

파로의 농가

농촌 마을의 개들은 팀부의 개들보다 경계심이 많았다. 으르렁거리진 않았지만 다가가면 피했고 몇몇은 굶주린 듯 보였다.



강아지 하나는 아파 보였다. 어미 개가 주위를 맴돌았지만 손쓸 방법은 없었다. 부탄 사람 몇몇이 바닥에 천을 깔아줬고 그것이 아픈 강아지를 위한 처방의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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