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도하 Nov 28. 2020

대알못 엄마들에게21. 대학별고사 응시날 신분증을?

일단 고사장으로 먼저 가세요!! 제발요!!


이 글을 쓸까 말까 엄청 고민을 했어요.


(대학관계자분들게 욕먹을까봐+제가 더 힘들어질꺼니까)


근데 제 브런치는 구독자가 별로 없으니까? 용기 내봅니다. ^^




수능시험부터 대학별고사 등등 중요한 시험들이 많이 있잖아요.


그 시험을 보러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입실시간입니다.


수험표도 중요하고, 신분증도 중요하고, 자가문진표도 중요하지만


순위를 굳이 따진다면 제일 중요한 것은 정해진 시간에 맞춰 정해진 장소에 도착하는 것입니다.




이미 출발했는데 수험표나 신분증, 자가문진표를 안 가져왔다는 것을 알게된다면 되돌아 가지 마세요!

일단 시험장으로 가세요.


수험표나 자가문진표는 현장에서 충분히 출력이나 작성이 가능합니다.

가장 심각한 신분증 조차도 없을 땐 (절차가 복잡하긴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은 별도의 절차를 거쳐서 신분을 확인하게 합니다.


일단 시험보는게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더 중요한건 수험표나 신분증 없이 시험장에 들어갔다해도 이런 사실에 대해 속상해하지 않고 바로 잊어버리는 멘탈 관리입니다.




가뜩이나 예민하고 중요한 날이니 조금의 문제가 생겨도 안 되는 날인데 시작부터 그렇게 되면 당연히 속이 상합니다. 그렇다고 안내를 해주는 사람들(직원이나 입학사정관 혹은 도우미학생들)이 그런 학생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서 친절하게 마음을 잘 달래주지도 않습니다. (새벽 6시쯤 출근해서 이미 몇 백 명의 학생에게 똑같은 말을 무한으로 반복하고 있었던 사람들이니 이해 부탁드려요 ^^)




그런 상황에서 민망함과 자책감을 느끼는건 당연하다고 알려주시고, 일단 시험을 잘 보려고 온 것이니 얼른 털어버리고 시험에 집중해야한다고 알려주세요.




예를 들어 신분증을 가지고 오지 않은 학생이 있다면 현장에서 학생의 사진을 찍고, 본인임이 맞다는 증명서류를 작성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날 중으로 신분증 사본을 담당자에게 보내주도록 안내합니다.


일부러 안 가져온 것이 아닐테니 이미 학생은 많이 당황했겠지요.


근데 사진을 찍고, 안내를 해주는 대학 담당자는 (불친절하진 않지만) 그닥 친절하지도 않습니다.


내 뒤에 들어오던 다른 수험생들도 다들 나만 쳐다보는 것 같습니다.


쟤는 이 중요한날 저런걸 다 빼먹고 왔네. 라고 수군대는 것 같습니다.


창피하기도 하고 나는 왜 이럴까 자책감도 듭니다.


그 과정들이 어린 나이의 학생들에게는 민망하고 기분 나쁜 기억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사실 기분이 좋을 상황은 아니지요. 당연합니다.


대기실에서도 (논술같이 길게 보는 시험은) 시험 중에도 신분증 안가져왔냐며 몇 번이나 확인 과정이 있을거예요.


그런거 다 의연하게 받고 넘겨야합니다.


기분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고 넘겨야 중요한 시험에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사실 이 상황은 제 이야기입니다.


요즘은 마스크를 다들 철저하게 쓰잖아요.


지난주에 빵집에 빵을 사러갔는데 제가 좋아하는 빵이 없는거예요.


주인에게 그 빵은 오늘 안 나오냐고 물어봤거든요.


그랬더니 엄청 쌀쌀맞게 ‘마스크 좀 제대로 올리세욧!’ 라면서 물어본 말은 대답을 하지 않고, 저를 빤히 쳐다보는거예요. 마스크 올리기 전까진 대답을 안 해주겠다는거지요.


이미 골라놓은 빵도 내려놓고 싶을 만큼 기분이 상했습니다.


물론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은건 제가 백번 잘못한것 맞아요.


그런데 너무 무섭게 얘길하니까 무안하고 민망하고 당황스럽고...


게다가 목소리까지 크니까 그 빵집에 있던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거예요.


제가 마스크를 아예 내렸던 것도 아니고, 코가 살짝 보였었거든요. 변명을 하자면 빵 먹겠다는 기쁜 마음에 추운 아침부터 신나게 경보를 하느라고 조금, 아주 조금 내려가 있었는데. 제가 인지를 못했었나봐요.


그 상황에선 쫄아가지고 일단 있는 빵을 사가지고 왔는데.. 결국 먹지도 않고 다 버렸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던 빵집이었는데, 그 이후로는 그 근처도 가지 않아요. 너무 민망하고 기분 상했거든요. 눈빛과 목소리 뿐인데 계속 기분이 나쁘더라구요.


마흔 넘은 저도 이렇게 제 인생에 하나도 중요치 않은 빵집아줌마의 눈빛과 말투에 기분이 쉽게 상합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한 사건에서 마주친 사람과 이런 기억이 있다면 바로 싹 다 잊어버리는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겠지요. (아 저만 그런거라면 다행한 일이구요 ㅎㅎㅎㅎㅎㅎ)






어찌되었든 되돌아 가 신분증을 가지고 오느라 입실시간에 늦으면 아예 시험장에 못 들어갑니다.


그 보다는 일단 시험장에 들어간 후 속상해하는게 백번 낫습니다.




시험당일의 멘탈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말씀 안드려도 잘 아시죠?


아무 일 없이 입실해도 예상치 못한 문제나 질문이 나오면 당황을 할텐데,


이미 입실부터 당황한 상태에서 시작한 시험은 이미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마이너스 기본점수를 가지고 가는 것과 같은 격이라는걸 잊지 말아주세요.




가장 중요한건 평가자들은 학생이 신분증을 가지고 왔는지 안 가져왔는지 알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평가에도 전혀 영향이 미치지 않습니다. 면접이든 논술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입실을 하셨다면 시험준비모드로 바로 들어가야한다는걸 아이에게 꼭 인지시켜주세요.




제일 답답한 경우는 자가문진표 안가져왔다고 다시 돌아갔다오느라 입실시간 간당간당하게 들어오는 학생들입니다. 신분증까지야 이해를 하겠는데, 자가문진표는 하다못해 큐알코드라도 찍으면 되는건데.... 아이들이 참 그렇게 순진하고 착해요.. ^^


제가 손으로 써서라도 만들어줄테니 다음시험에는 일단 미리 오세요. 라고 이야기하고 싶은걸 꾹 참느라 힘듭니다






만약 이런 상황이 생겼을 때 아이가 되돌아 가고싶다고 고집을 부리면 입학처에 직접 전화를 해보신 후 결정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사실 제가 하는 말은 저희 학교에서 진행되는 입시를 기준으로 말씀드리는거구요.

대학마다 기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어떤 상황이 생기면 무조건 해당 대학의 입학처로 문의를 직접 하세요.

입학처에는 입시 중에는 항시 담당자가 전화기 앞에 대기하고 있습니다.

통화중일지언정 아예 전화를 안 받는 일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아주 중요한 순간에는 꼭 대학에 전화를 해서 확인을 하신 후 결정하세요.




날이 점점 추워지네요.


건강 유의하세요!! 진짜 건강이 제일 중요합니다!!

(수능 연기될까봐 하루하루 날짜를 세면서 보내고 있습니다.

대체 뭐가 맞는것인지 저도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그냥 보는게 맞는건지,  연기하고 더 준비해 치르는게 맞는것인지..ㅜㅜ

고3, 재수생 아이들이 너무 안스럽네요....)                                             






















매거진의 이전글 대알못 엄마들에게22: 2021수능시험 예상해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