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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의 시대, 팬덤의 역할

커뮤니티 활동을 하며 느낀 생각의 모음_4

by Balbi


팬텀싱어4 갈라콘서트를 두 번 다녀온 입장에서, 이제 더 이상의 갈라콘서트는 의미가 없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물론 1열 관람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5~6번도 공연을 가지만, 나처럼 현실적인 사람은 대부분 두 번 정도면 만족하게 된다.


“하늘 아래 같은 공연은 없다”지만, 두 번째 공연부터는 비슷한 셋리스트에 익숙해지고, 다른 팀의 무대엔 집중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아직 갈라콘서트가 모두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 갑자기 두 팀의 합동 공연이라니. 뭐지? 기획 의도가 뭘까?


혼란스러움과 함께, 아티스트와 팬들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처럼 ‘함께 더불어 공생해야 한다’는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 그 생각은 자연스럽게 ‘팬덤의 역할’에 대한 고찰로 이어졌다.



팬덤이란 무엇인가?

팬덤은 아티스트나 그룹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팬들의 모임이다. 인터넷과 기술의 발전으로 팬덤은 이제 거대한 집단으로 성장했고, 때로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과거에도 거대한 팬덤은 존재했지만, 최근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단연 BTS의 아미(ARMY)다.

팬덤의 결속력과 파워는 음반, 공연, 그리고 음원 순위를 통해 명확히 드러난다.



팬덤의 힘: 앨범, 공연, 음원

앨범과 공연의 주요 구매층은 팬덤이다. 일반 대중이 굳이 음반을 사는 시대는 아니다. 스마트폰으로 쉽게 음악을 들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팬덤은 아티스트의 포토카드를 모으기 위해 앨범을 구매하고, 공동구매나 기부공구 등의 방식으로 판매고를 올린다.


인기 아티스트의 공연은 ‘피켓팅’(피가 튀는 티켓팅)이라 불릴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몇 분 만에 티켓이 전부 매진되는 일도 다반사다. 결국 앨범 판매량과 공연 관객 수는 그 팬덤의 화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음원 순위 또한 팬덤의 영향력이 크다. 팬들은 아티스트의 곡이 순위에 오르도록 스트리밍(‘스밍’)과 다운로드에 집중한다. 이를 ‘음원 총공’이라고 부르며, 보통 음원이 발매되거나 활동 시기에 맞춰 총공이 이뤄진다.



팬덤 중심으로 변해가는 아티스트 활동

BTS의 성공 이후, 아티스트들이 팬덤을 대하는 방식도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콘서트나 공개방송 같은 오프라인 활동 외에는 팬과 아티스트가 직접 소통할 수단이 거의 없었다. 팬카페에 글을 남기는 정도가 전부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양한 플랫폼들이 생기며,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아티스트는 더 이상 ‘하늘의 별’이 아니라, 언제든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친숙한 존재’로 자리잡았다.


일상의 소소한 순간을 공유하고, 팬들과의 교류를 통해 관계를 쌓는 시대다. 최근 오픈된 ‘버블’ 같은 플랫폼은 아티스트와 문자를 주고받는 듯한 감각을 주며, 팬들에게 소통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건강한 팬 문화, 그리고 ‘존중’

BTS 데뷔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아미들이 떠난 자리에는 쓰레기 하나 없었다. 감동적이었다. 올바르고 건강한 팬 문화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사실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하는 팬심은 웬만한 열정이 아니면 지속하기 어렵다. ‘나의 시간과 정성을 아티스트에게 바치겠다’는 마음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코어 팬덤의 규모가 클수록 아티스트의 활동 무대는 더욱 탄탄해진다. 그만큼 팬덤은 아티스트 활동의 중요한 기반이다.


하지만 요즘 일부 기획은 팬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과거 방식대로 추진되기도 한다. 과연 그런 방식이 계속 통할까? 팬덤이 단체로 보이콧을 한다면, 공연이 성공할 수 있을까?


이제는 소속사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야 한다. 소속 아티스트를 귀하게 여기고, 팬덤과 함께 ‘윈윈’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팬덤 또한 아티스트를 보호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부당함 앞에서 침묵하지 않고, 필요할 땐 단호하게 목소리를 내는 것도 팬덤의 역할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존중’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며, 각자의 자리에서 응원과 감사의 마음을 가지는 것. 그것이 팬덤과 소속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첫걸음이다.


소속사는 팬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존중해야 하며, 팬덤 역시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성장하는 관계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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