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이야기, 그 진화에 대하여

by Balbi


한동안 내 글쓰기의 8할을 차지했던 아들 이야기.

예전에는 걱정과 속끓임이 주를 이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그 내용도 진화하고 있다. 자식은 나이 들어도 부모 눈에는 늘 어린 자식이라지만, 그 고민의 '질'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4월 27일. 처음으로 여자친구를 집에 데려온 날.

중학교에 입학한 이후 수많은 여자친구를 만나고 헤어졌지만, 집에 데려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평일 늦은 학원 수업 후 동네를 어슬렁거리는 게 위험해 보여 "차라리 집으로 데리고 와"라고 했더니 아들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진짜? 데리고 와도 돼?”

“그럼, 되지 왜 안돼?”

“오~ 의외야. 엄마아빠 뭐라 할 줄 알았는데.”


중3 중간고사를 앞두고 함께 공부하겠다며 찾아온 아들의 여자친구는 정말 예쁘고 인상도 좋았다.

간식을 챙겨주며 말했다.


“지후가 여친 예쁘다고 자랑했는데, 자랑할 만하네. 간식 먹으며 공부해.”


아이들은 함께 웃으며 공부하고, 기타를 치며 시간을 보냈다.

저녁이 되어 부랴부랴 불고기를 추가해 식사를 준비했다. 둘째와 함께, 셋이 둘러앉은 저녁상. 하하호호 웃으며 식사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우리 때와는 사뭇 다른, 이성교제의 모습이다. 그 모습이 예쁘다가도 문득 주의를 주고 싶어질 때가 있다.

아직은 어린 학생이니, 지켜야 할 선은 분명 존재하는 법이다!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관계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4월 28일 중3 중간고사.

우리 때는 초등학교 때부터 시험을 봤지만, 요즘 아이들은 중학교에 올라가서야 시험을 치른다. 학원을 많이 다닌 아이들은 시험에 익숙하겠지만, 우리 집 아들은 중2가 되어서야 제대로 된 시험을 처음 경험했다. 초반에는 잔소리와 폭언으로 몰아붙였지만, 돌아오는 것은 관계 악화뿐이었다. 그래서 방향을 바꿨다.

기타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해라.

이후로는 시험과 공부에 대해선 더 이상 잔소리하지 않기로 했다. 아들은 아마 잔소리 없는 중학교 생활을 누구보다 행복하게 보내고 있을 것이다.


다만 매일 신문 사설 한 편을 읽게 했다. 세 편 중 하나를 골라 읽는 것.

3학년이 된 지금, 읽는 양을 늘리자고 제안했지만 강력히 거부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작은 습관이 조금씩 효과를 내고 있는 모양이다. 오늘 국어 시험을 보고 아들이 전화를 걸어왔다.


“엄마, 오늘 국어 시험은 다른 때보다 점수가 잘 나왔어. 잘했지?”

“야, 사설 읽기의 효과다! 엄마 덕이다, 인정해라.”

“아냐아냐.”

“뭐가 아니야. 공부 안 하고, 한 거라곤 사설 읽기밖에 없는데.”


사소해 보이는 사설 읽기가, 부담 없이 쌓이며 힘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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