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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_9월11일

by Balbi


9월 10일,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두고 우체국에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내일 오전에 가면 이재명 대통령 기념우표를 구매할 수 있을까요?”

“아… 기념우표 판매는 지역 총괄 우체국에서만 가능해요. 전화번호를 알려드릴 테니 그쪽으로 문의해 보세요.”


인생 처음으로 대통령 기념우표를 구매하려 했더니 뭔가 복잡했다.

지역 총괄 우체국으로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이재명 대통령 기념우표를 지역 총괄 우체국에서만 구매 할 수 있다고 해서 전화 드렸어요. 내일 오전에 가면 바로 구매 가능할까요?”

“문의 주신 분들이 많았어요. 아침 일찍부터 줄 서겠다는 분도 계셨고, 새벽에 텐트를 치겠다는 분도 있었거든요. 저희 업무 시작이 9시라 일찍 오셔야 할 것 같아요.”


큰 맘 먹고 대통령 기념우표를 구매하려던 나의 계획은 두통의 전화로 사그라졌다.

굳이 줄을 서서까지 사야 할 만큼 욕심이 나지는 않았다. 동네 우체국이라면 산책 삼아 가볍게 들를 수 있겠지만, 버스를 타고 아침 일찍 움직일 일은 아니었다.


9월 11일, 올해 들어 유난히 마음에 남는 숫자가 11인데, 잼통(이재명 대통령의 애칭)의 취임 100일도 하필 11일이라니. 억지로 끼워 맞춘 것도 아닌데 묘한 인연처럼 느껴졌다.

퇴근한 남편을 졸라 저녁을 치맥으로 대신하며 100일을 기념했다. 하지만 둘이 맥주잔을 기울이며 좋은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어젯밤 여당과 야당의 합의안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을 뿐이다. 그래도 무관심 속에서는 이런 비난도 없다는 것을 알기에 정치가 우리의 관심 영역으로 들어온 것에 감사한다.


새 정부는 비상계엄의 여파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출발했다. 두려움과 걱정, 그리고 희망이 뒤섞인 마음으로 새 정권을 맞이했지만,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의 행정을 지켜본 경험 덕분에 걱정보다는 희망이 컸다. 누구보다 현명하게 해낼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정권 출범과 동시에 잼통은 ‘일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라는 모범 답안을 보여주듯 효율적이고 능률적으로 현안을 처리했다. 그러다 혹시 불도저처럼 달리다 쓰러지는 건 아닐까 걱정스러워 그의 안색을 살피기 시작했다.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대통령의 안색을 살피는 날이 오다니! 진심으로 일하는 모습이 보이니, 이제는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는구나.’


그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이런 모습조차 색안경을 끼고 비판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의 능력과 진심을 알아줄 거라 믿는다. 실제로 곳곳에서 희망의 목소리가 조금씩 들려오고, 심지어 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일 잘하는 건 인정한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좌파, 우파가 무엇이 중요한가. 지금 내가 바라는 건 단 하나다. 이 나라가 모두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는 나라, 그리고 내 아이들이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는 것. 부정한 과거를 과감히 청산하고 협치를 통해 모두가 희망을 품는 세상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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