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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의 유행, 나의 길

by Balbi


개인적으로 유행에 민감하지 않다. 젊은 시절 패션에 대해서는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했으나 나이를 먹으며 둔해졌다. 엄밀히 말하면 이제는 유행이라는 것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다.


패션 못지않게 아이들의 교육시장도 이 유행에 상당히 민감하다. 나라의 교육정책과 입시제도에 따라 떠오르는 학원과 사장되는 학원이 존재한다. 몇 년 전부터 의대 열풍이 불면서 사교육 시장의 주 타깃 연령이 점점 내려간다는 것을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봤다. 씁쓸한 현실이다. 그 방송을 함께 보던 초등 둘째는 자긴 학원을 다니지 않아 행복하다고 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아직 알 수 없다. 아이들의 학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아이들의 선행학습을 선호하지 않았고, 초등학교 때부터 수많은 학원을 뺑뺑이 돌리듯 보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첫째 초등시절에도 최소한의 학원만 보냈고, 둘째도 피아노와 미술만 보내고 있다. 이것이 정답인지 알 수 없지만, 아이들이 좋아하고 원하는 것에 아낌없이 지원하려 한다.


동네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유행처럼 핫하게 떠오르는 학원들이 있다. 그 학원에서 특목고를 몇 명 보냈다더라, SKY를 몇 명 보냈다더라. 모든 포커스는 입시에 집중돼 있다. 우리나라 교육에서 입시를 빼고 말하기 어렵다 보니, 예체능 학원조차 입시 결과와 연결된다.


국영수 학원 몇 곳은 이미 정해진 코스처럼 굳어져 있다. 초등 때는 A, 중등은 B, 고등은 C… 이런 식이다. 그러나 음악의 길을 택한 아이들 덕분에 나는 그런 정보에서 조금은 멀어질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 학교나 학원이든 결국 내 아이가 가서 잘해야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컸기에, 학원 정보를 귀담아 듣지 않았다. 집에서 가깝고 동선이 단순해 길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곳이 가장 좋은 곳이라고 여겼다.


학습과 관련된 학원 정보에서는 멀어진 반면 아이들의 진로와 관련된 실용음악 학원에 대한 정보에는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일반적인 길이 아니기에 관련 카페와 지인들을 통해 정보를 얻고 있지만 쉽지 않다. 악기는 특히 선생님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초기 상담 과정에 더욱 신경을 썼다. 좋은 선생님을 만난다는 건 축복이고 행운이다. 다행히 아들이 다니기 시작한 학원이 집에서 가깝다는 것도 감사하다. 서울까지 가야 하는 시간을 아낄 수 있으니 말이다.


아이들의 진로와 관련된 학원을 제외하면, 입시 학원의 유행과 정보에 이렇게 둔감해도 괜찮은지 때로는 갈등한다. 유행에 둔감하다는 것이 아이들에게 어떤 결과를 남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지금 이 순간, 내가 믿는 선택에 충실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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