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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석시켜야 할 때

by Balbi


희석시켜야 할 때



네가... 보고싶다.

네가... 항상 행복하길 바란다.


너와... 대화하고 싶다.

너와... 따뜻한 커피 한 잔 하고 싶다.

너와... 일주일에 한번 정도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일상을 나누고 싶다.


너는... 어떤 음악을 들으며 감동받는지.

너는... 어떤 책을 읽는지, 그 책의 어떤 문장을 가슴에 새겼는지.

너는... 어떤 생각을 주로 하는지.

너는... 어떤 꿈을 꾸며 살아가는지.


너에 대한 작은 관심이 사랑으로 번졌다.

투명한 물잔에 떨어진 진한 먹물이 서서히 번지듯

그렇게 너는 내 안으로 스며들었다.


하지만 스며든 먹물이 점점 짙어졌고

그제야 그것이 집착임을 깨달았다.


집착에서 벗어나 너를 몰랐던 투명한 때로 돌아간다.

나의 안온함을 위해

맑음으로, 투명함으로 희석시킨다.


짙어진 마음이

맑음 몇 스푼이면 투명해질까

맑음 몇 잔으로 괜찮아질까


희석하려 애쓸수록 아련함만 더해져

문득 생각한다.

농도 짙은 블랙이 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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