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을 앞둔 마음

by Balbi


10월, 매주 화요일마다 애청하던 프로그램 스틸하트클럽이 이제 마지막 방송 한 회만을 앞두고 있다. 보컬, 기타, 키보드, 베이스, 드럼 각 포지션별 10명씩, 총 50명의 참가자로 시작한 프로그램은 세미파이널을 거치며 최종 15명이 남았다. 각 포지션별로 3명씩이다.


이 프로그램을 보게 된 이유이기도 한 키보디스트 오다준은 최종까지 남아 파이널 무대를 앞두고 있다. 탄탄한 그의 실력을 알고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라온 것이 놀랍지는 않다. 다만 최종 우승까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오디션 프로그램에는 언제나 많은 변수가 존재하니까.


방송을 함께 보며 다준 오빠를 응원하는 둘째는 중간 탈락한 다른 오빠들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이렇게 회차를 거듭할수록 출연자들에게 정이 들어버린다는 점이 문제다. 초반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출연자들이 방송 말미에 이르러 하나둘 마음에 남는다. 왜 진작 실력과 매력을 알아보지 못했을까, 알았더라면 초반부터 응원을 해줬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뒤따른다.


그래도 그런 아쉬움 끝에, 과거와는 다른 미디어 환경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모든 사람이 TV라는 하나의 매체로만 정보를 접했지만, 지금은 유튜브와 개인 SNS 등 선택지가 너무나 다양해졌다. TV를 보는 사람은 줄었고, 정규 방송을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하기보다 방송 이후 원하는 장면만 골라 보는 사람이 많아졌다.


나를 알릴 수 있는 환경은 분명 과거보다 훨씬 많아졌다. 그럼에도 방송의 힘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 방송을 한 번 타고 나면 관심이 집중되고, 그 관심을 따라 팬의 수가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이번 스틸하트클럽 출연자들만 보아도 이미 활동 중이던 아티스트들이 많았고, 방송 이후 개인 SNS 팔로워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활동을 이어가던 아티스트들 역시 유튜브나 개인 SNS만으로는 홍보의 한계를 느껴 과감히 방송 출연을 결심한 듯 보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분명했다. 방송 전과 후의 차이는 컸다. 지난주에 보았던 레드씨는 처음으로 공연 매진을 기록했고, 출연자들의 개인 SNS 팔로워 수도 크게 늘었다.


슈퍼스타와 아티스트의 차이는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막연히 떠올렸던 차이는, 슈퍼스타는 온 국민 대부분이 아는 사람이고 아티스트는 자신의 분야에서 예술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정도였다. 과거 TV 매체만 존재하던 시절에는 아티스트라는 개념보다 슈퍼스타라는 개념이 더 강했다. 모두가 슈퍼스타가 되기를 열망했고, 슈퍼스타가 되어야만 존재 가치를 증명하며 살아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요즘은 TV에 출연하지 않더라도 공연만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며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이 많아졌다. 홍보 채널이 다양해지고 덕질의 영역이 세분화되면서, 과거의 ‘슈퍼스타’보다 ‘아티스트’라는 개념이 조금은 더 강해진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물론 아티스트로 살아남기 위해서도 일정 규모의 코어 팬덤은 필요하니, 결코 쉬운 길은 아니다. 그래서 여전히 모두가 슈퍼스타의 삶을 지향하는지도 모르겠다.


프로그램이 시작될 당시 티저 영상과 뮤직비디오를 보고, 나는 꽤 큰 관심을 받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 시청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동안 보아왔던 오디션 프로그램들과 비교하면 흥행에 실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아쉬운 부분이다.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화제성을 띠고 흥행에 성공하길 바랐다. 출연자들 모두가 이 프로그램을 계기로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슈퍼스타의 길로 들어서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입소문이 나지 않았다. 주위에 이 프로그램을 아는 사람조차 거의 없었다. 홍보를 해도 관심 밖이었다.


지금까지 방송을 지켜본 애청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프로그램의 컨셉과 타겟 설정이 다소 아쉬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그럼에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가 원하는 꿈과 목표를 이루었으면 한다.

나는 그가 원하는 대로 되기를 그저 묵묵히 응원할 뿐이다.


팬의 입장에서 그의 미래를 그려보자면, 앞으로 3~5년 정도는 즐겁게 밴드 활동을 하고, 이후에는 영화 음악을 만들거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는 모습도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 되었든, 그가 원하는 방향으로 삶이 펼쳐지기를 기원하며 파이널 무대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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