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바람

by Balbi

볕바람



여느 때보다 따뜻한 겨울

그럼에도 몸은 더 움츠러든다


옷깃을 여미어봐도

어디로 새어 들어오는 바람인지

몸은 쉽게 펴지지 않는다


시선은 아래로 떨어지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깊은 심연에 잠긴다


실패와 좌절이

나를 단단하게 한다지만

언제쯤이면

떨쳐버릴 수 있을까


불어오던 찬 바람이

강하게 내리쬐는 햇살에

볕바람이 되어

움츠렸던 몸을 풀어준다


볕바람

위로의 손길이었을까

스며든 따스함이

시선을 다시 이끈다


괜찮다는 말

지금까지 충분했다는 말

다시 시작해도 된다는 말


앞을 향한

너의 시선을 따라

묵묵히 나아가라는


넌 멈춰있지 않아

잠시 숨을 고르고

도약을 준비하는 중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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