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보다 따뜻한 겨울
그럼에도 몸은 더 움츠러든다
옷깃을 여미어봐도
어디로 새어 들어오는 바람인지
몸은 쉽게 펴지지 않는다
시선은 아래로 떨어지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깊은 심연에 잠긴다
실패와 좌절이
나를 단단하게 한다지만
언제쯤이면
떨쳐버릴 수 있을까
불어오던 찬 바람이
강하게 내리쬐는 햇살에
볕바람이 되어
움츠렸던 몸을 풀어준다
볕바람
위로의 손길이었을까
스며든 따스함이
시선을 다시 이끈다
괜찮다는 말
지금까지 충분했다는 말
다시 시작해도 된다는 말
앞을 향한
너의 시선을 따라
묵묵히 나아가라는
넌 멈춰있지 않아
잠시 숨을 고르고
도약을 준비하는 중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