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함이라는 마음의 방향

by Balbi


누군가를 애정하는 마음은 언제나 다정함을 향해 있다.

내가 생각하는 다정함은 사랑과 좋아함, 관심과 호감이 겹겹이 쌓인 상태다.


관심으로 시작해 호감을 느끼고, 좋아하는 감정이 깊어져 사랑이 되는 과정은 이성적인 판단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미묘한 감정의 변화에서 비롯된다. 때로는 그 미묘한 감정에 더 깊이 빠지지 않으려 거리를 두려 하지만, 마음은 늘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마음이라는 것이 그렇다.

현재의 감정에서 멀어지려 하면 할수록 더 깊이 빠져들고, 외면하려던 시선은 결국 같은 곳을 향한다. 그래서 이제는 억지로 마음이 향하는 방향과 반대의 길을 가지 않으려 한다.


매 순간 느끼는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단, 그 솔직함으로 상대가 힘들어 하고 부담스러워 한다면 멈추고 거리를 두어야 한다.

‘냉철한 척, 차분한 척’

이렇게 현재의 내가 느끼는 감정을 숨기고 아닌 척하며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과거 우리 세대가 자랄 때만 해도, 자식에게 애정을 표현하는 일은 익숙하지 않았다.

예쁘면 예쁘다, 잘하면 잘했다고 말해주면 될 일이었지만 말이다. 그런 환경에서 자라서일까 필요이상으로 대문자 T로 살아가는 내 자신을 볼 때면 F 감성을 채워보려 노력하고 있다. 부분적으로라도 F 인간으로 살기위한 몸부림이라 하겠다.


다정함은 이성보다 감정에 가까운 영역처럼 보이지만, 대문자 T 인간 역시 나름의 방식으로 다정함을 표현하려 애쓴다. 아주 조심스럽게 많은 고민을 하며 이성적으로 분석을 해가며 다정함을 표현한다. 때로는 과한 배려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들만의 표현방식이다.


지난 주말 새싹 아티스트의 첫 팬콘서트가 신사동 언더플로우에서 있었다. 오후3시와 7시 2회에 걸친 첫 팬콘서트는 빛의 속도로 매진을 기록했다. 70석 규모의 작은 공연이었지만 개인으로서 갖는 첫 무대니 많은 긴장과 걱정을 했을테다. 그러나 그는 기대이상으로 여유롭게 공연을 마쳤다. 방송프로그램 이후 개인 단독 무대에 선 그를 보니 이제 정말 프로의 길로 들어섰음이 느껴졌다. 그를 바라보는 많은 팬들, 그 눈빛에 행복해 하는 그를 보니 부러운 감정이 가득 밀려왔다.


순간 나는 그를 정말 아티스트로서 좋아하고 있는 걸까? 아들의 롤모델로 바라보며 부러워하고 있는 걸까? 두 마음이 자주 뒤섞였다. 그러나 그를 바라보며 내 마음도 행복하고 환해진다면, 그 감정이 무엇인지 잠시 미뤄두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그의 첫 팬콘서트에 종이슬로건을 준비한 것은 다시 생각해도 잘한 일이라는 생각에 둘째와 또 다른 행복감을 맛보았다. 많은 팬들의 손에 들린 슬로건과 그것을 바라보며 행복해하던 아티스트의 얼굴이 겹쳐졌다.


그가 더 큰 아티스트로 성장하기를, 아티스트를 꿈꾸는 아들도 형이 밟아온 루트대로 따라가 크게 성장하기를. 누군가의 성장을 바라보는 마음은 언제나 조심스러운 기대를 함께 데려온다.


공연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 종이 슬로건을 접어 가방에 넣으며 나는 오랜만에 다정함에 물들어 있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최애의 도전, 그 알림과 종료를 함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