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남기고 픈 책 리스트

by Balbi


아이들의 겨울방학이다. 이번 방학은 그동안의 방학과는 다른 일상을 보내고 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30분에서 1시간 정도 책을 읽고, 각자 해야 할 공부를 한다. 그동안 마음속으로 그려왔던 아침 풍경이다. 책을 읽다 둘째가 질문을 한다.


"엄마, 엄마 책 많이 읽었잖아. 엄마가 읽은 책 중 제일 재밌었던 게 모야?"

“글쎄, 재밌었던 건 잘 기억이 안 나고, 읽었던 것 중에 너희가 나중에 읽었으면 하는 책들은 좀 있지.”


둘째와 대화를 나누며 몇 권의 책이 떠올랐다. 시간을 내어 아이들이 언젠가 읽었으면 하는 책들을 쭉 정리해 보았다. 아래는 그렇게 정리한 도서 리스트다.


1. 곰브리치 서양미술사

2. 공정하다는 착각

3. 고립의 시대

4. 도둑맞은 집중력

5. 역사의 쓸모

6.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7. 행복의 기원

8. 몰입의 즐거움

9. 사랑의 기술

10. 파우스트

11.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2. 엄마 심리 수업


리스트에 있는 책들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한 책들이다. 물론 유명한 책이 곧 좋은 책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 리스트에 담긴 책들은 평생에 한 번쯤은 꼭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들이다.


『곰브리치 서양미술사』는 서양미술 전반을 정리한 책으로, 예술에 대해 관심을 갖고 기본 소양으로 가져가면 좋겠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1번 자리를 주었다.


『공정하다는 착각』은 최근에 완독한 책이다. 읽으면서 어렵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알겠으나 머릿속에서 정리가 잘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 너무나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고, 인간이 살아가면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에 2번의 자리를 주었다.


『고립의 시대』 역시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연대가 왜 중요한지, 고립이 사회적으로 왜 위험한지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현재와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이 읽으며 깊이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리스트에 넣었다.


『도둑맞은 집중력』은 읽은 지 시간이 조금 지나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내 책장 속에서 ‘절대 버리지 말고 보관할 책’ 영역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보면 좋은 책임이 분명하다. 2001년에 읽고 25년 만에 다시 읽고 있는 『몰입의 즐거움』과 결이 비슷한 책이라는 생각도 든다.


『역사의 쓸모』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역사를 아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 역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조금은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리스트에 넣었다.


그리고 『조선왕조실록』도 꼭 한 번은 읽어보았으면 한다. 리스트에는 박시백 작가의 만화책을 넣었지만, 꼭 이 책이 아니어도 각자의 기호에 맞는 실록을 읽어보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세 종류의 조선왕조실록을 읽었는데, 각각의 차이점을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있었다. 조선의 역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통찰은 생각보다 크다.


『파우스트』는 고전 중에서도 내가 가장 어린 시절에 읽었던 책이다. 중학교 1학년 시절, 학교 도서관을 들락거리며 읽었고 당시에는 꽤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요즘 다시 읽어보니 상당히 어렵다. 그 시절 나는 무슨 생각으로 이 책을 읽었을까 싶다. 그래도 그때의 감정을 아이들과 나누고 싶어 리스트에 넣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는 시리즈로 여러 권이 나와 있지만, 가능하다면 전권을 다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나 역시 전권을 모두 읽지는 못했지만, 신간이 나오면 한 권씩 사서 모으고 있는 책이다. 우리나라 문화유산에 대한 자부심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주는 책으로, 개인적으로는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필독서다.


그리고 이 리스트에서 유일한 육아서인 『엄마 심리 수업』은 아이들이 나이를 먹고 언젠가 육아를 하게 되는 순간이 오면 꼭 읽어보라고 말해주고 싶은 책이다. 내가 읽었던 수많은 육아서 중 단연 최고의 책이었다.


『행복의 기원』과 『사랑의 기술』은 읽은 지 오래되어 내용이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리스트에 남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책들이 내 삶에 남긴 흔적은 분명했던 것 같다.


리스트에 있는 책들은 올해 다시 한 번 천천히 읽으며 내용을 정리해 볼 생각이다. 언젠가 아이들이 이 목록을 다시 펼쳐볼 날이 온다면, 그때는 책보다 그 시절의 엄마를 함께 떠올려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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