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까지 퍼진 보리굴비 냄새

by Balbi




집에서 음식을 하면 온 집안에 냄새가 퍼진다. 심한 경우 현관 입구까지 그 냄새가 진동을 한다. 먹을 때는 즐겁지만, 냄새가 쉽게 빠지지 않으면 여간 곤욕스러운 일이 아니다.


고소한 들기름 냄새나 버터 냄새 정도는 견딜 만하다. 그러나 청국장 같은 음식은 이야기가 다르다.


몇 해 전 명절 선물로 보리굴비가 들어온 적이 있다. 보리굴비라는 것을 들어만 봤지 먹어보지도, 조리해 본 적도 없었다. 인터넷을 뒤져 레시피를 찾았다. 찜기에 쪄 먹으면 맛있다는 말에 그대로 따라 해보기로 했다.


보리굴비를 찜기에 올리고 불을 켰다.

잠시 후 물이 끓기 시작하자 문제가 발생했다.


어디서도 맡아보지 못했던 꼬릿꼬릿한 냄새가 온 집안에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식구들이 난리가 났다.

“이 냄새 뭐야?”

“이거 먹을 수 있는 음식 맞아?”


집 안의 창문이라는 창문은 다 열어 놓고 조리를 마쳤다. 나는 냄새 때문에 보리굴비를 한 점도 먹지 못했지만, 식구들은 의외로 맛있다며 한 끼를 잘 먹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식사를 마친 뒤에도 냄새가 쉽게 빠지지 않았다. 환기를 시키느라 온 창문을 다 열어 두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보리굴비 냄새는 일주일쯤 지나서야 겨우 사라진 것으로 기억한다.


그 후 우리 집에서는 절대로 생선을 쪄 먹지 않는다. 굽는 것도 정말 가끔이다.


먹을 때는 맛있다고 하면서

먹고 나면 냄새 난다고 타박하는 건 또 뭐람.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밀폐형 주방이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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