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컴백무대

by Balbi




지난 한 주는 그들의 컴백무대 이야기로 각종 SNS가 도배되었다. 긍정과 부정이 공존하는 그 글들을 보며, 기왕 하는 거라면 모두가 만족할 만한 무대가 나오기를 기대했다.


개인적으로 그들의 팬은 아니지만 그동안 그들의 행보를 보며 응원의 박수를 보내왔었다. 그들의 군 입대 전, 국방의 의무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던 내 입에서 처음으로 ‘면제를 검토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말이 나왔을 정도였다. 그들의 활동은 올림픽이나 월드컵에 버금가는 성과를 보여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국방의 의무를 다했고 완전체로 컴백했다.


2013년 6월 13일 데뷔한 방탄소년단. 13년 동안 멤버 교체 없이 한 팀이 유지된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덕질을 하는 입장에서 그 자체만으로도 팬들에게는 자부심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동안 그들이 보여준 무대는 팬이 아닌 일반인의 시선으로 보아도 절대 반박불가, 흠잡을 데 없는 모습이었다. 그들의 존재를 몰랐을 때 유튜브에서 국뽕 차오르는 무대를 보고 홀딱 반했던 때가 떠오른다. 그 이후 그들이 신곡을 내놓을 때마다 찾아들었고, ‘역시 방탄!’ 이라는 말을 하게 만들었다.


4년의 기다림 끝에 7인의 완전체 무대는 기대를 갖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컴백무대 준비과정에서 들려오는 잡음에 실망과 의심의 마음이 점점 커져갔다. 안타까웠다.


- 그동안 좋은 이미지였는데, 컴백무대에 대한 기대감만 갖고 싶었는데

- 왜 이런 소란과 비판을 준비과정부터 들어야 하지?


그들의 컴백에 큰 기대로 물들어야 하는 마음은 평가와 의심의 시선으로 변해갔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이다.


과거 그들의 무대를 떠올리며 광화문에서의 컴백무대를 화면으로 지켜봤지만, 그때와 같은 감정은 생기지 않았다. 광화문은 우리에게 큰 상징성을 가진다. 그들이 어떤 컨셉으로, 무엇을 보여주고 싶어서 장소를 그곳으로 선택했는지 이해는 되지만 그것이 제대로 표현되었는지는 의문이다.


그들의 이번 음반 ‘아리랑’에 담긴 14곡 모두 다 듣지는 못했기에 음악에 대한 평가는 접어두겠다. 과거 정규앨범을 들고 나오는 아티스트의 음반에서도 타이틀곡보다 더 좋은 곡들이 많았으니까 말이다.


컴백무대 기획과 연출을 보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것이었다.

“7인의 BTS를 이렇게밖에 보여주지 못한다고?”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수많은 시민과 공무원의 불편을 감수해야 했으며, 국가의 공권력과 세금 낭비라는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이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이 공연의 대대적인 성공을 기원했다. 그러나 논란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번 무대에서는 기획이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고 본다.


이번 컴백무대의 기획과 연출을 맡은 이들은 공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아티스트의 공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티스트와 팬과의 교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제의 컴백무대는 그 교감이 충분히 이루어졌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광화문 앞 도로를 점거한 일렬식 무대구조는 일정구역을 벗어나면 아티스트를 직접 내 눈으로 볼 수 없는 구조다. 그저 스크린으로 그들을 봐야 한다. 집에서 화면으로 보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우리가 공연장을 찾는 이유는 먼 거리에서 면봉처럼 보이는 아티스트라도 그 모습을 보며 교감하고 현장감을 느끼기 위해서다. 그러나 어제와 같은 구조에서는 일정구역을 벗어나면 교감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다른 이유를 다 떠나서 이 부분만으로도 너무나 아쉬운 컴백무대였다.


고척돔이나 상암경기장 같은 곳에서 구조물을 세우고 여러 기술을 동원해 경복궁을 연출하고 많은 팬과 교감할 수 있는 무대였다면 지금처럼 아쉬운 마음이 크지 않았을 것 같다.


여기서 한가지 질문이 남는다.

그들은 왜 이 컴백무대를 단순한 쇼케이스가 아닌 도시형 이벤트로 확장하려고 했을까.


기존 방식을 반복하는 것이 정체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다. 더 나아가 후퇴라고 생각 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그룹으로서 더 큰 확장을 시도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 관련 기사에서 말하듯, 글로벌 이벤트로서의 가치를 끌어올리려 했던 의도도 이해는 된다.


그러나 자신들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확장을 목표로 단순 컴백이 아닌 이벤트화 시킨 것은 과한 욕심 아니었을까. 그 목적이 한 시간 동안 이루어진 그 컴백무대에서 오롯이 다 표현되었는지, 촘촘히 점검해 봐야한다. 그 모든 것을 다 담고 싶었다면 그들은 좀 더 세밀하고 전략적으로 컴백무대를 기획했어야 한다.


누가 뭐래도 BTS는 세계적인 그룹이다.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의 브랜드를 확장하고 세계 각지의 팬들을 불러 모아 글로벌 이벤트화시켜 산업적으로 크게 가치를 끌어올리려 했다는 관련기사와 분석은 이해한다.


그러나 이번 무대는 과한 확장이 교감을 무너뜨림으로 결국 그들을 소비하는 팬들과 멀어지게 만든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물론 어떤 상황에서도 지지를 거두지 않는 코어팬 층은 탄탄하다. 이번 무대는 보다 넓은 층의 라이트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환영받아야 할 그들의 컴백무대가 SNS에 비난으로 채워지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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