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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ward Choi Jan 28. 2022

Payton Technology

중국 Memory 반도체 Packaging의 미래

Payton Technology (Shenzhen) Co., Ltd.

설립일 : 2004년 7월 2일  

종업원 : 1,600명 이상(2020년 12월 말 기준)

https://www.payton.com.cn/index.aspx



 

 흔히 메모리 모듈은 삼성전자, SK hynix, Micron과 같이 메모리 반도체 업체에서만 생산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쉽지만, 이들과 별개로 메모리 반도체 업체로부터 메모리칩을 공급받아 메모리 반도체 모듈만을 생산하는 시장이 존재한다. 이와 같은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를 일컫어 독립(혹은 제3자) 메모리 반도체 모듈업체라고 칭한다. 독립 메모리 반도체 모듈업체들은 업체마다 독자적인 기판 설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중 독보적인 업체가 미국의 킹스톤이다.

  킹스톤(Kingston)은 대만계 미국인 엔지니어인 John Tu와 David Sun이 1987년 설립한 세계 최대 규모의 독립 DRAM 모듈 메이커이자 SSD 모듈 메이커로서 2020년 매출액은 132억 달러(15조 6천억 원)에 이른다. 2020년 기준 킹스톤은 DRAM 모듈 분야에서 80%에 달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으며, SSD Module 시장에서도 타 업체와 비교하여 큰 점유율 차를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USB 플래시 드라이브와 Data Center용 솔루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메모리 반도체 응용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John Tu와 David Sun의 첫 번째 동업은 1982년 John의 차고에서 Camintonn Corporation를 설립하며 시작됐다. John과 David는 10살의 나이차가 있음에도 사업 파트너로서 최적의 조합을 이뤘다. 마치 애플의 워즈니악과 잡스처럼 David가 기판 설계를 맡고 John이 전화로 기판을 판매했다. 그들의 사업은 번창하여 1986년에는 9백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업체로 성장했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사업에 성공한 이들은 같은 해 AST Research에 사업을 매각했다.

 이들은 매각 대금으로 받은 6백만 달러(세금 공제후 각각 130만 달러)를 밑천으로 호기롭게 주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검은 월요일"이라고 불리는 1987년 미국 주식 시장 대폭락을 겪으며 John과 David는 투자금의 대부분을 잃고 말았다. 모든 것을 잃은 그 순간에 이들은 기사회생할 아이디어를 떠올렸는데 바로 독립(제3자) 메모리 모듈 비즈니스가 그것이다. 1987년 당시 개인용 컴퓨터 시장의 개화와 산업용 컴퓨터 시장의 확대로 인해 메모리 모듈의 극심한 공급 부족 상태를 겪고 있었다. John과 David는 기판 사업 경험을 살려 대체 칩을 사용한 메모리 모듈(Single In-Line Memory Module-SIMM) 사업을 고안해 공급 부족으로 허덕이는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이들은 기판 설계만을 담당하고 완성된 기판에 여러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에게서 공급받은 반도체를 실장 하여 판매했다.  

 사업 초기 John은 이렇게 단순한 사업은 지속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만약 다른 업체들이 킹스톤의 사업을 모방하여 시장에 진입하게 되면 1년 이내 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ohn은 David에게 재규어 자동차를 걸고 1년 이내 킹스톤의 폐업할 것이라는 내기를 제안했다고 한다. 그러나 John의 예상과 다르게 킹스톤은 창업 후 1년 동안 1,28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David는 내기의 대가로 재규어 자동차를 얻게 되었다.


  메모리칩 공급이 안정화된 1989년에도 킹스톤은 3,65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시장이 안정화되면 시장에서 외면받을 것이던 예상과 달리 킹스톤은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이어나갔다. 킹스톤이 다수의 메모리 업체들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고객 정책 때문이었다. 킹스톤 메모리 모듈은 100% 테스트를 거쳤으며 포괄적인 5년의 보증 기간과 미국 내 24시간 배송 및 무료 기술 지원을 제공했다. 여기에 킹스톤은 결함 있는 제품에 대해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즉시 교체하겠다고 약속했다. 킹스톤은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공급업체에 대한 파격적인 대우로 유명했다. 직원들에 대한 복지와 두둑한 보너스는 직원들의 이직률을 대폭 낮췄으며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그리고 직원들의 사내 추천과 엄격한 기준을 통해 신규 직원의 80% 이상을 채용했다. 킹스톤은 또한 공급업체에 대한 상호 협력관계 유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가격 변동폭이 큰 메모리 반도체의 특성상, 시장의 칩 가격이 계약 상의 가격보다 대폭 싸졌을 때에는 재협상을 통해 인하된 가격으로 구매 계약을 갱신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킹스톤은 메모리 반도체 시황 변동에도 불구하고 공급업체와 체결했던 처음 가격 그대로 대금을 지불했다. 이렇게 킹스톤은 회사 내부 안정화, 공급업체와의 상호 존중, 고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통해 성장 기반을 착실히 닦았다.

  당시 킹스톤은 독립 메모리 모듈 시장에서 70여 개가 넘는 회사들과 경쟁하고 있었지만 매해 글로벌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컴퓨터 업그레이드 수요에 대한 빠른 대응과 높은 제품 회전율을 통한 재투자 그리고 시장의 기술 변화까지 모든 상황이 맞아떨어지며 킹스톤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킹스톤의 성장은 두 창업자를 1995년부터 Forbe선정 400대 부자 명단에 올려놨다.

(1990년 8,780만 달러, 1991년 1억 4,070만 달러, 1992년 2억 5,100 달러, 1993년 4억 3,300만 달러,  1994년 8억 달러, 1995년 13억 달러)


 킹스톤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지켜보던 Softbank는 1996년 15억 달러에 킹스톤 지분 8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Softbank 매출은 16억 달러에 전 세계 6,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었지만 킹스톤은 450명의 직원으로 Softbank와 엇비슷한 매출액을 올리고 있었다. 킹스톤의 회사 운영이 얼마나 체계적이며 간결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킹스톤의 배포 큰 두 창업자는 지분을 매각하고 받은 15억 달러 중 1억 달러를 직원들을 위해 보너스로 내놓았다.  

 당시 Softbank는 다소 무리한 투자를 통해 킹스톤의 지분을 인수했는데 지분을 인수한 시기가 패착이었다. 킹스턴 지분을 인수한 1996년부터 1998년까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극심한 공급 과잉에 직면하게 된다. 킹스톤 지분 매입을 위해 과도한 레버리지를 사용했던 Softbank는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1999년 매입했던 가격의 1/3 수준인 4억 5천만 달러에 킹스톤 지분 80%를 John과 David에게 재매각하게 됐다.

 Softbank와의 지분 거래를 통해 John과 David는 막대한 부를 쌓았지만 규모가 커진 킹스톤에게 있어 급격한 시장 변화의 충격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경험한 그들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자체 생산시스템 강화를 결정했다.



 

 킹스톤은 1997년 대만에 메모리 모듈 공장을 건설함과 동시에 아시아 총괄 지사를 설립했다. 또한 1998년  지분 투자를 통해 대만 OSAT인 PTI(Power Technology Inc)의 지분 60% 를 확보하여 일본 반도체 업체로부터 구매한 Wafer를 패키징을 위탁했다. 당시 한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던 일본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Toshiba & Elpida)로서는 가장 큰 고객사 중 하나인 킹스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패키징 물량을 PTI에 몰아줄 수밖에 없었다. 1997년 Powerchip(당시 DRAM 생산업체)의 후공정 라인이 분사해서 생긴 작은 규모의 OSAT(PTI)는 킹스톤의 후광을 등에 업고 2020년 기준 연매출액 3조 원에 달하는 거대 OSAT로 성장했다. 2007년 킹스톤은 대만 메모리 반도체 패키징 업체인 OSE의 지분 10%를 확보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급처를 다변화했다. 이렇게 킹스톤은 대만 내 모듈 생산을 위한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Wafer-Toshiba & Elpida → Packaging-PTI & OSE → Module-Kingston)  


 나날이 커져가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킹스톤은 2005년 중국 상하이에 세계 최대 규모의 메모리 모듈 공장을 건설했다. 상하이 공장의 모듈 생산을 위한 메모리 반도체 칩의 안정적인 수급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위해 킹스톤은 상하이 모듈 공장 준공보다 1년 먼저 2004년 중국 심천에 Payton Technology Shenzhen를 설립했다. 킹스톤은 2000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Payton Technology를 설립하여 메모리 모듈 생산을 시작했는데 심천에 있는 Payton Shenzhen은 Payton Techonology 산하의 반도체 & 패키징 업체이다.

 Payton Shenzhen("이하 Payton)은 초기에는 PTI에서 생산된 메모리 반도체(DRAM)의 테스트를 담당했다가 2007년부터는 메모리 반도체 패키징까지 병행하게 됐다. 이후 Payton은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듈에 사용되는 메모리 반도체 물량의 상당 부분을 담당했다. 메모리 반도체의 진화와 더불어 Payton의 메모리 반도체 패키징 기술 역시 차근차근 축적되어 갔다.


 킹스톤과 Payton과의 인연은 2010년대 들어 변화를 맞게 됐다. 대만의 OSAT인 OSE는 메모리 반도체 패키징 사업과 EMS사업을 병행했는데 두 사업 모두 특출한 강점이 없다 보니 사업을 영위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많았다. 2011년 ~ 2012년 메모리 반도체가 과잉 공급 국면에 진입하자 OSE의 위탁 생산물량이 급감했다. 설상가상 운영자금이 말라 협력업체에 대한 대금 지급이 밀리게 되자 OSE는 부도설에 휘말리게 됐다. 극한의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OSE의 경영진은 킹스톤의 창업자들에게 긴급 "SOS"를 보내게 됐고 OSE 지분을 보유 중이던 킹스톤의 창업자들은 메모리 반도체 패키징 물량 배분을 통해 OSE에게 활로를 열어줬다. 이렇게 OSE를 구난하기 위해 반도체 패키징 물량이 재배분되자 Payton의 생산량이 줄게 되면서 Payton이 가졌던 중국 전초기지로서의 의미가 퇴색되기 시작했다. 결국 킹스톤은 공급망 재점검을 통해 Payton을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2015년 중국 EMS(Electronics Manufacturing Services) 업체인 KAIFA group에 Payton 지분 100% 전량을 매각했다.



Shenzhen Kaifa Technology Co., Ltd.(深圳长城开发科技股份有限公司)

Shenzhen Stock Exchange Code : 000021

설립일 : 1985년 7월 4일  

종업원 : 21,974명(2020년 12월 말 기준)

홈페이지 : https://en.kaifa.cn/

2020년 EMS 매출 현황

 

 

  킹스톤으로부터 Payton을 인수한 KAIFA Group은 2020년 기준 2조 5천억 원의 매출을 올린 EMS업체로 글로벌 순위 17위에 랭크되어 있다. KAIFA Group의 모회사는 중국 전자(CEC)로서 중국 정부가 주주인 국영기업이다. 결국 KAIFA Group 역시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국영기업 성격이 강하다.  

 가전제품 조립이 주업인 KAIFA는 EMS 산업의 고도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규모의 경제에서 밀려나 매출액이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첨단산업으로의 전환이 시급했다. 2015년 KAIFA는 킹스톤으로부터 Payton의 생산시설과 인력을 1억 1천만 달러에 인수하여 반도체 패키징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다만 Payton의 생산량 대부분을 차지하던 킹스톤의 물량 일부가 대만으로 이관되면서 급격한 매출 하락을 겪었다. 하지만 KAIFA의 Payton 인수 목적은 킹스톤 물량을 생산하는 것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매출이 하락하는 와중에도 조급해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를 위한 장기 계획이 수립되면서 2014년부터 칭화 유니그룹을 필두로 지방정부에서부터 사기업까지 일사불란하게 메모리 반도체 자급률 제고를 위한 생산시설을 건설에 나서기 시작했다. 중국의 초기 계획은 생산된 메모리 반도체 Wafer를 대만계 OSAT에 위탁하여 패키징하는 것이었다. 2015년~2016년 사이에 대만업체를 통한 패키징 위탁에서 패키징 업체 인수로까지 실행을 옮기려 했으나 미국의 견제와 대만 정부의 불허로 무산되고 말았다. 당시 중국 입장에서는 생각해보면 메모리 반도체 패키징 기술이 부족한 상황에서 2017년이면 곧 Wafer가 생산될 것이기 때문에 조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Wafer의 생산은 2017에서 2년이 지난 2019년에서야 소량이나마 이뤄졌다.


  KAIFA의 연간보고서를 보면 2015년부터 중국 정부의 보조금이 대규모로 지급된 것을 알 수 있다. 2018년에는 700억 원에 달하는 보조금이 지급되었는데 기업 규모에 비해 과도할 만큼의 보조금이 지급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때가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의 양산 Target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2018년 메모리 반도체 패키징을 시작하면서 대규모 자금 투하로 Wafer의 패키징 물량 증가를 대비한 신규 공장 증설까지 계획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2015년 ~ 2020년까지 KAIFA에 지급된 보조금은 대부분 Payton의 자본금 증자에 사용된 것으로 생각된다. Payton은 두둑해진 자본금을 바탕으로 디램 패키징 기술 보강하면서 낸드플래시 패키징 기술을 개발했다. 동시에 2020년에는 "Hefei Payton Storage Science and Technology"를 설립하여 중국 남부 심천에 위치한 생산 Site를 중국 메모리 반도체 Fab. 이 밀집한 안휘성 허페이(合肥-Hefei)로 확장했다. Hefei Payton 설립에는 국가반도체기금 2기 자금과 지방 정부 자금이 공동으로 투자되어 몸집을 키웠다. 위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Hefei Payton은 허페이(合肥-Hefei) 시에 위치한 CXMT(창신 메모리-ChangXin Memory Technologies)를 Back-Up 하기 위한 패키징 공장으로서 기존 계획으로는 2018년에 착공이 되었어야 했지만 메모리 반도체 양산 지연으로 인해 2020년으로 연기되었다.  

 2019년 CXMT(디램)와 YMTC(낸드)에서 Wafer가 소량이나마 양산되기 시작하자 Payton의 매출액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18년 473억 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은 2019년 1,799억 원, 2020년 4,915억 원으로 2년 만에 10배의 성장을 이뤘다. 양사의 반도체 패키징 물량의 대부분을 위탁받다 보니 그동안 OSAT 업체 순위 하단에 위치하던 Payton은 한국의 SFA반도체(2020년 기준 5,735억 원)를 턱밑에서 추격하고 있다.


 2020년 설립된 Hefei Payton은 2021년 12월 이미 공장 건설 및 설비 반입이 완료되어 반도체 패키징 시양산 중에 있다. 자사에 핵심 반도체에 대한 패키징 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 메모리 업체들과 달리,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YMTC & CXMT)은 패키징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향후 Hefei Payon은 중국 메모리 반도체 패키징의 첨병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모기업인 KAIFA를 통해 생산시설과 설비 투자를 위한 대규모 자금이 투하되고 있다. 대규모 자금 투자를 바탕으로 Payton은 반도체 패키징 영역을 Wafer Level Packging까지 확장하여 미래 패키징 트렌드에 대한 준비까지 병행하고 있다.

 2004년에 설립된 Payton은 중국 OSAT업체 중 가장 오랫동안 메모리 반도체를 패키징을 해왔으며, 최신 패키징 기술에 가장 근접해 있는 업체이다. 그러나 중국 메모리 업체들이 사업 초기 과도한 목표를 내세웠다가 립서비스에 그쳤던 사례를 Payton은 반복해서는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결국 Payton의 미래는 CXMT와 YMTC의 메모리 Wafer 양산에 달려 있다. 상위 업체의 양산이 본격화될수록 디램과 낸드 플래시에 대한 패키징 기술을 보유한 유일한 업체로서 Payton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https://www.kingst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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