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어디쯤에 있을까?
반도체 시장 규모는 연구 기관, 시장분석 연구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OSAT 시장 규모 또한 명확한 근거 없이 Top 10 기업의 매출액에 일정 비율을 합산하거나 Top 25개 업체만으로 전체 시장을 규정하기도 한다.
시장에 대한 정확한 근거가 없기 때문에 고가의 Research report를 발행하는 업체의 시장 자료 또한 정확성에 대해 의구심이 들었다.
보다 정확하고 실체가 확실한 OSAT 시장 규모를 추산하기 위해 전 세계 주식 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OSAT업체들의 매출액 자료와 TSMC의 Fan-Out 매출 추정치(패키징 & 테스트) 그리고 매출액 확인이 안 되는 비상장 업체의 매출액(전체 시장의 1%로 가정)을 합산하여 전체 시장 규모를 유추했다. 또한 시장 규모의 변화 추이를 추적하기 위해 총 62개사, 10년간의 연간보고서(2010~2020)를 참조했다.
인수합병으로 Rank Out 된 3개사(StatsChipPAC, J-Device, 세미텍)와 Group사로 편입된 업체들의 매출액은 시장 자료에서 제외했다. 이를 통해 확인한 2020년 OSAT 시장 규모는 약 42조 원으로 추산된다.
1위에서 10위까지 순위를 살펴보면 대만, 미국, 중국 3개국의 업체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12위에 랭크된 UTAC조차 2020년 8월 중국의 사모펀드인 WiseRoad에 매각되면서 상위권 Top Tier에서는 대만, 미국, 중국을 제외한 업체를 찾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SFA반도체가 20년 매출액 5,731억 원으로 14위에 랭크되어 있으나, 시장 점유율 1.37%로 시장 영향력은 미약하다. 1위 ~ 10위 업체 누적 점유율 75.33%, 1위 ~ 15위 업체 누적 점유율 81.9%로 상위 업체들이 막강한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과점시장으로 12위부터는 시장 점유율이 2% 이하로 떨어진다.
지역별로 매출액을 비교해 보면 대만, 중국을 포함한 중화권의 M/S가 73%에 달한다. 미국은 Amkor 1개사의 M/S 14.2%로 3위에 랭크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M/S 6.6%로 4위이지만 싱가포르부터는 점유율이 2% 아래로 떨어진다. 10년 전인 2010년과 비교해 보면 시장 규모는 69%가 성장했으나 우리나라의 매출액은 35.5%가 성장했다. 시장규모가 확대되는 Trend를 추종하지 못했으니 M/S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이와 반대로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010년 5.3% 점유율은 10년 새 4배로 늘어난 21.7%이다. 싱가포르는 중국의로 대부분의 점유율을 뺐겼는데 대표 기업이었던 StatsChipPAC이 중국 JCET에 인수되고, UTAC의 경영상황이 악화되면서 12.2%의 점유율이 1.9%로 축소되었다. 이마저도 2020년 중국의 사모펀드인 Wiseroad Capital에 매각되면서 본사만 싱가포르에 있는 중국 회사가 되었다. 말레이시아를 대표하는 OSAT인 UNISEM은 2018년 TSHT의 자회사로 편입되었다. 지속적인 M&A로 인해 중화권의 영향력은 더욱 막강해졌지만, 다른 나라의 OSAT산업은 규모의 경제 구현에 실패했다.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일본의 반도체 산업이 2000년대들어 급격히 위축되면서 일본의 OSAT 역시 동일한 절 차를 밟았다. Amkor, Toshiba, Nakaya Microdevice가 합작설립한 J-Device는 시장에 나온 일본 반도체 회사의 후공정 라인들의 매입을 통해 몸집을 키웠다. 2017년 J-Devce가 Amkor에 인수되면서 일본에는 자국 OSAT가 Aoi Electronics 1곳만이 남게 됐다. 2021년의 OSAT 시장을 결산해 보면 시장 규모는 50조 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대만, 미국, 중국으로의 시장 편중은 더 심화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COVID-19가 촉발한 급격한 디지털화 전환은 반도체 수요의 급격히 증가로 이어져 OSAT도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2021년 매출액 증가폭은 2020년 대비 15% 이상 증가할 것 예상되며, 대부분의 업체들이 2020년 대비 큰 폭의 매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매출액 증가가 영업이익의 증가로 직결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영업이익은 고수익제품를 생산하는 Top Tier 업체들에 귀속되고, 저수익 제품에 목매고 있는 하위 업체들에게 있어 2년여간의 반도체 산업 호황은 자신들과는 동떨어진 현실이다.
이처럼 지난 10년간의 변화를 통해 상위 업체, 특정 국가로의 쏠림이 심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앞으로 10년, 지금과 같은 기조로 시장이 흘러간다면 우리나라의 OSAT 시장 점유율은 과연 어떻게 변할까? 미세패턴의 한계를 패키징을 통해 극복하려는 현재 반도체 패키징 기술 Trend를 우리나라의 업체들은 시장점유율 확대로 연계할 수 있을까? 다음으로 OSAT업계 규모의 경제에 대한 중요성을 살펴보고 우리나라 업체들의 현 상황을 짚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