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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ward Choi Jul 18. 2022

6월 대만 반도체 시장 리뷰

  올해 초부터 주춤주춤 하던 시장 분위기가 6월 들어 급격히 악화되는 모습이다. 대만의 OSAT들은 쇄도하는 Fabless와 IDM의 Order Cut(주문 축소, 주문 취소)에 직면해 있으며, 3 tier Foundry에서 시작된 Order Cut이 TSMC까지 번지고 있다. DDI 칩과 소비용 가전에 탑재되는 저가, 저사양 반도체들의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그동안 DDI 칩이 부족해 스마트폰 생산량이 줄어든다는 언론의 기사와는 무색하게 대만 최대 DDI 칩 설계업체인 Novatek은 전년대비 -30%에 달하는 충격적인 매출 감소가 있었다. Novatek은 DDI 칩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1,2위를 다투는 기업이다. 전 세계 DDI 칩 시장에서 25%에 달하는 점유율을 가진 Novatek의 매출 감소는 단지 Novatek에만 한정된 것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 미루어 짐작하건대 DDI 칩 사업을 영위하는 모든 Fabless업체들이 현재 유사한 상황에 놓여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더불어 Fabless의 매출액이 줄었다는 것은 DDI 칩을 생산하는 생태계 자체가 위기 국면에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DDI 칩용 Wafer를 생산하는 Foundry부터 Wafer Test, Bumping, 그리고 패키징을 담당하던 업체들까지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 범위를 전방 산업으로까지 넓어 보면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과 패널을 탑재하는 전자기기의 생산 역시 원활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Novatek 매출 Trend
2022년 2분기, Foundry의 가동률 현황

 


 2분기 들어 Lead Frame 기반의 패키징을 하는 OSAT들의 매출 하락세가 가파르다. 특히 SOP, QFP 등 저사양 패키지의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해당 패키지를 생산할 때 사용되는 Lead Frame과 Gold wire의 사용량이 급감했다. 7월 초 Fabless 3백여 개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 OSAT업체로부터 대폭 하향된 3분기 Forecast를 전달받았다. 시장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언급하며 Order Cut으로 인해 생산라인 가동률이 60% 이하로 주저앉았다고 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고객사에서 Order Cut을 접수받았는지에 대해 질문했더니 OSAT업체로부터 "All"이라는 답변이 되돌아왔다. Lead Frame 기반의 패키지에서 시작된 Order Cut은 얼마 지나지 않아 Substrate기반 패키지, Wafer Level 패키지로 빠르게 전이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과생산된 반도체 재고의 소진이 업계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면서 OSAT에서 진행 중이던 신규 개발 프로젝트들이 하나둘씩 중단되고 있다. 쌓인 재고가 많다 보니 다음 버전의 전자기기에 신규 패키징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탑재할 수가 없게 됐다. 그리고 OSAT의 생산물량이 감소하면서 양산 일변도에서 원부자재 이원화를 통한 원가절감으로 기조가 바뀌고 있다. 이에 따라 이원화 진입을 원하는 업체와 기존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한 업체들 간의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잠시 중국 OSAT상황을 살펴보면 지난 4월~5월 사이에 있었던 중국 상하이 봉쇄기간 동안 중국 패키징 물량 일부가 대만 OSAT로 이관되었다. 이관된 물량으로 인해 대만 OSAT업체들의 매출이 회복되는 듯했지만 대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심지어 최근 상하이 인근의 코로나 감염자가 증가하면서 재봉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해당 지역에 위치한 OSAT들의 가동률은 봉쇄가 풀린 상태에서도 회복을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원자재 입고 일정을 지속적으로 늦추고 있다. 생산이 예정되었던 물량은 중국 내륙에 위치한 OSAT 혹은 해외(대만, 필리핀, 태국) 업체들로 이관되고 있는 중이다. 

 이에 따른 풍선 효과로 출하를 위해 준비해 뒀던 제품은 고스란히 재고로 남게 되고 물량이 이관된 공장의 사양에 맞춰 신규 제품을 제작해야 한다. 이마저도 발주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기 때문에 제품 생산을 위한 재고를 얼마나 보유해야 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위에서 언급한 사례처럼 재고 과다로 인해 공급망이 꼬이게 되면 제품이 없어서 못 팔던 펜더믹 기간과 다르게 손에 들고 있는 원자재가 유효기간이 경과하여 폐기되는 것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누군가는 불용자재의 폐기에 대한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경기 침체에 내심 대비하고 있었지만 3분기로 예상되던 Order Cut이 2분기부터 시작된 것에 대해 크게 동요하는 모습이다. 특히 Order Cut의 범위가 중소형 Fabless부터 초대형 Fabless인 Nvidia, AMD까지 광범위하고 빠르게 확산되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 때문에 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기존의 예측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이제 Consumer용 저사양 반도체에서 HPC, CPU, GPU 등 고사양 반도체까지 전부분에서 수요 감소가 있을 것을 기정 사실화하고 대응 마련을 위해 고심 중이다. 고사양 반도체 생산이 감소될 경우, 이들과 함께 페어를 이루는 고대역 메모리 반도체(HBM-Highband Width Memory)의 수요가 동반 감소한다. 결과적으로 고사양 반도체의 생산 감소는 해당 Fabless와 TSMC 그리고 이를 패키징 하는 OSAT의 매출 감소뿐만 아니라 국내 메모리 업체의 매출에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일부에서는 연말 혹은 내년 초부터 자동차용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펜더믹 기간 중 자동차 생산업체들을 괴롭히던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 이슈가 일거에 풀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금으로써는 언뜻 수긍하기 어렵지만 그만큼 대만 반도체 업계에서 현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도체 시장의 반등의 시기도 고물가, 고금리, 고유가, 강달러, 봉쇄, 전쟁 등 산재한 악재들이 조기에 봉합된 경우, 내년 3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산적한 이슈들의 해결이 지연될 경우, 반도체 시장의 회복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딜 수밖에 없다.   


 반도체 산업과 관련된 기업들의 매출 감소는 이미 시작되었다. 펜더믹 기간 중 반도체 산업의 호황기를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대규모 자금을 집행하여 인력을 확보하고 생산 시설 확충했다. 시장의 충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되면서 실적이 저조한 회사들은 그동안의 투자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시장이 당초 예측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기업들은 결과적으로 구조조정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의 선방과 TSMC의 최대 실적에 매몰되어 반도체 산업이 끝없이 우상향할 것이라고 속단하지 않기 바란다.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미증유의 반도체 산업 다운 사이클이 바로 눈앞에 와있다. 내가 일하는 회사, 우리 회사의 고객사, 우리 회사의 공급업체의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 본격적인 실물 경제의 충격에 대비해야 할 시기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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