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저녁, 남편에게 임용공부를 하겠다고 했다

by 다다쌤

타이밍,

타이밍,

타이밍,


그날 저녁, 회사를 퇴근한 남편과 식사를 하면서 얘기할 타이밍을 계속 점쳐봤다. 언제 얘기할까? 밥을 먹고 얘기할까? 아니면 바로 지금?


" 엄마아, 이거 맛있다아~ "


이제 3살이 된 아들은 기분이 좋은지 오늘따라 밥을 잘 먹었다. 엄마가 중대발표를 할 기회를 보느라 밥을 못 먹고 있는 걸 아는 듯 했다. 자꾸만 나를 툭툭 치며 자기 밥을 권했다.


남편이 나의 공부를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이 되었다. 그는 20대 연애시절부터 내가 중등임용시험을 공부하는 걸 옆에서 지켜봤다. 숱하게 떨어지는 것도. 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하면, 지겨워할 것 같았다.


왜 남편의 생각이 신경쓰였을까? 그건 통보가 아니라 '부탁' 이여서다. 지금은 남편과 연애할 때의 상황과는 다르다.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고 해서 혼자 달려나가는 이는 어리숙한 자다. 가족의 삶은 2인 3각 달리기다. 우리는 아이도 업고 가야 한다.


" 올해 임용고시를 쳐보고 싶어. 그래도 될까? "


구구절절한 말은 하지 않았다.

올해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하겠다느니.(공부는 시험 치는 매해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했다.)

아이가 이제 제법 커서 손 갈 일이 많이 없다느니.(아직 3살이라 손 많~~~이 간다.)

과목 TO가 많이 날 것 같다느니.(임용 TO는 대부분 예측 불가다.)


밥을 먹던 남편이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고는 흔쾌히 대답했다.


" 응. 알았어. "


남편은 이유도 물어보지 않고 싱겁게 대답했다. 나중에 시험을 치고 난 후 남편에게 물어보았다. 어떻게 그렇게 별 말없이 바로 오케이 할 수 있었냐고.


" 시험공부는 여보야가 하는 거니까. 그러다가 합격하면 나야 완전 쏘 땡큐지 ㅎㅎㅎ "


아.. 우리 신랑 참 해맑다. 해맑아.


어쨌든 3살 난 아들과 함께하는 임용공부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때 나는 몰랐다. 어린아이와 함께하는 공부가 이.토.록 힘들고 험난하다는 걸.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는 공부할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는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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