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몰래 간 도서관

by 다다쌤

“ 엄마, 내가 이상해. 내가 무얼 좋아했는지, 무얼 할 때 행복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 ”


그날도 나는 집에서 아이를 보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내 안에 무언가가 조금씩 부서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이가 자라는 걸 보면시간은 흐르고 있는 것 같은데... 나의 시간은 멈춰있었다.


엄마는 바로 집으로 달려왔다. 가끔씩 아이를 봐줄 테니 잠깐이라도 혼자 시간을 보내라고 했다. .


카페에서 커피 한잔하고 쉬고 오라는 엄마의 목소리를 뒤로 한채, 도서관으로 달려간다.


드르륵,

도서관의 비어있는 자리에 앉았다.

빠르게 교재를 펼치고 기출문제 분석을 시작한다. 찍신을 접한다. 나는 출제위원이다. 나는 출제위원이다.


‘ 작년에 이 교수가 이 문제를 냈군. 그럼 올해 시험문제로는 못 내겠어. 그 옆에 있는 이론을 출제하자. ’


화장실 가는 시간만 빼고 공부를 한다. 집에 있을 엄마랑 아이가 생각난다. 연필 쥔 손에 더 힘이 들어간다.


집에 돌아오니 엄마가 활짝 웃으며 반긴다.

“ 카페가서 케잌도 한 조각 먹었어? ”

얼굴이 화끈거린다. 손에서 땀아 나는 듯 하다.

“ 엄마, 나 사실은... ”


엄마한테 사실대로 이야기한다. 임용시험을 다시 치고 싶다고... 엄마가 아이 봐주러 오실 때,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 그래라. 어차피 쉴 거. 하고 싶은 거 해. ”


아이를 낳고 나서부턴 내 삶은 차선들로만 가득 차 있는 것 같았다. 아이를 키우느라, 아이가 오늘 아파서, 아이를 데리고 갈 수가 없어서... 내가 하고 싶은 선택은 언제나 대부분 뒤로 미루어졌다. 하지만 그런 내게도 우리 엄마만큼은 언제나 베스트다.


시간이 지나 6월, 중등임용시험 사전 발표날이 되었다. 컴퓨터 모니터로 TO 인원수를 확인하던 나는 내 두 눈을 의심했다.


내 예상과목의 TO는

...

고작 3명이었다.


그날 저녁, 가족들 앞에서 임용시험 포기선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