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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도피 #59. 예스허지 버스투어(3)

36살, 퇴사하고 대만 한 바퀴

by 나나


고양이 천국, 허우통에서 힐링하기


스펀에서 허우통까지 한참을 달렸다.

가는 동안 여행 짝꿍인 서하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다.


서하는 동물을 너무 좋아해서 허우통에 꼭 오고 싶었다고 했다.

그리고 애X랜드에서 직접 찍었다는 푸바오 사진도 자랑스럽게 보여줬다.


그렇게 우리는 꼭 오고 싶었던 허우통에 도착했다.


허우통 가는 길


광산마을에서 고양이 천국으로


허우통은 과거 작은 광산마을이었다.

광산 개발과 채굴 과정에서 쥐가 전선을 갉아먹자, 쥐를 잡기 위해 고양이를 한두 마리씩 데려왔다고 한다.


하지만 광산이 문을 닫고, 사람들이 떠나면서 마을에는 고양이들만 남게 되었다.

이후 고양이들이 점점 늘어나 CNN이 선정한 '세계 6대 고양이 마을'로 이름을 알렸다.


재미있는 점은 이곳의 이름이다.

이곳의 지역명인 허우통(猴硐)은 '원숭이 동물'이라는 뜻으로,

이 지역에는 원숭이도 많았다고 한다.

이제는 원숭이보다 고양이가 더 많은 '고양이 마을'이니까 마오통(猫硐)으로 지역명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허우통

고양이들의 천국


역에 도착하자마자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들이 나를 반겼다.

허우통은 말 그대로 ‘고양이들의 천국’이었다.


애묘인이 아니더라도 유유자적 쉬는 고양이들을 보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허우통의 고양이


사람들에게 익숙해진 고양이들은 사람들이 가까이 다가가도 피하긴커녕,

얌전히 사람들의 손길을 즐기기도 하고, 먼저 다가와 ‘쓰윽-’하고 몸을 문지르고 가기도 한다.

너무 귀엽다. 행복해!


물론 사나운 고양이도 있으니 주의는 필수!


귀여운 허우통의 주민들
간식 앞에 약한 고양이들

입맛 까다로운 마을의 주민들


관광객들이 다양한 고양이 간식을 가지고 와서 고양이들에게 나눠주다 보니,

간식에 익숙해진 고양이들은 입맛이 아주 고급졌다.


자기 취향이 아니면 아예 거들떠도 안 보았다.


허우통의 고양이들
'쓰담쓰담'을 시도해 보았다.


간식은 마을 기념품숍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워낙 많은 관광객들이 간식을 나눠주고 있어서 나는 그냥 생략하기로 했다.

간식을 주지 않아도, 착한 고양이들은 내 손길을 피하지 않았다.


바둑냥이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던 얼룩냥이

작지만 알찬 마을


허우통 마을 자체는 크지 않았다.

금방 한 바퀴 돌 수 있지만, 고양이가 목적이라면 마을 산책보다는 고양이들과 교감하는 시간을 추천한다.


내가 생각하는 ‘고양이 마을 방문 시 주의할 점’

● 이곳은 여전히 주민들이 사는 마을이다. 큰 소리로 떠들지 말 것.

● 쉬고 있는 고양이에게 억지로 간식을 주거나, 놀라게 하지 말 것.

(뮤지컬 캣츠를 보면, 거기에 고양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나온다. 고양이들에게 예의를 갖추자ㅎ)


허우통의 고양이들


고양이 굿즈 쇼핑


고양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니, 이제는 기념품 숍을 구경할 차례.

이곳은 '고양이 마을'답게 고양이를 테마로 한 엽서, 스티커, 캐릭터 상품 등 귀여운 굿즈가 가득했다. 들을


귀여운 고양이 굿즈


나도 결국 고양이 그림 스티커를 몇 장이나 구입했다.


"아니, 고양이 그림인데, 안 살 수 없잖아?"

(자기 합리화를 해본다.)


바닥에 찍힌 고양이 발자국, 이 또한 귀엽다.


고양이는 존재만으로 귀엽다.

고양이 만세!

땅에 찍힌 작은 발자국마저도 사랑스러웠다.




여행의 소소한 추억


어느새 집합 시간이 다가와 다시 역 앞으로 갔다.

서하도 엄마가 사주신 고양이 스티커를 한참 자랑했다.

조잘조잘 떠드는 서하가 고양이보다 더 귀여웠다.


나는 연신 이모 미소를 지으며, 서하와 대화를 나눴다.


노란색의 핑시선


마침 핑시선 열차가 마을로 들어왔다.

허우통을 방문한 사람들이 이곳에서 나처럼 제대로 힐링하고 가면 좋겠다.


허우통


조용하고 아름다웠던 허우통, 안녕.

이제 '예스허지'여행의 마지막 코스인 '지옥펀' 아니, 지우펀으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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