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도피 #70. 항주소롱탕포, 대만 현지인 맛집

36살, 퇴사하고 대만 한 바퀴

by 나나


허기진 배를 초밥과 레몬주스로 살짝 달랜 후, 잠시 누워 휴식을 취했다.


습하고 더운 날씨에 타이베이 시립동물원을 다녀온 게 무리였는지, 한참을 침대에 누워 뒹굴거리고서야 조금 움직일 힘이 돌아왔다.


나에게는 이제 시간이 없다.


귀국까지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소중한 저녁을 겨우 푸드코트 초밥으로 때울 수 없었다. 나가야 한다.

오늘 저녁은 발레학원 선생님께서 추천해 주신 소롱포 맛집, ‘항주소롱탕포’로 정했다.



항주소롱탕포(항저우소롱탕빠오)
common-icon-places-marker-x2-20180920.png%7C25.03408,121.523702&center&zoom&scale=2&path&visible&language=ko&client=gme-nhncorp&signature=zJgTcm82bXP_uHspxZiFDmfgwdE= No. 19, Section 2, Hangzhou S Rd, Da’an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6


항주소롱탕포는 중정기념당 바로 근처에 있는 식당이었다.

미리 알았다면 중정기념당에 갔던 날 이곳에 들렀을 텐데, 너무 늦게 알아버렸다.

두 번 먹을 수 있었는데 한 번밖에 못 간 것이 아쉬웠다.


내가 묵고 있는 숙소(Inn Cube Taibei main station)에서 항주소롱탕포까지는 도보로 약 30분.

걷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그냥 식당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30분쯤이야, 껌이지.


IMG_4533.JPG?type=w966 228 평화기념공원


228 평화기념공원을 지나 중정기념당 쪽으로 향했다.

타이베이에 며칠 머물렀다고, 이제는 헤매지 않고 제법 잘 돌아다닌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구글맵에 코를 박고 다녔는데, 인간의 적응력이란 참 신기하다.


IMG_4537.JPG?type=w966 귀여운 타일


IMG_4538.JPG?type=w966 국가음악청


중정기념당을 지나 계속 걸으면 동먼(융캉제)이 나오지만, 나는 커브를 틀어 골목길로 들어갔다.

저 멀리 사람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젠장, 늦게 왔나 보다.


IMG_4545.JPG?type=w966


하지만 난 '프로 혼밥러'다.

1인석은 금방 자리가 나서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럭키!


IMG_4541.JPG?type=w966


내가 주문한 음식은 세황바오(蟹黃湯包)와 신라탕(酸辣湯)

주문하자마자 음식이 금방 나왔다.


IMG_4542.JPG?type=w966 쑤완라탕


내 사랑, 쑤완라탕.

메인역 근처에 있는 ‘豪季水餃專賣店’(하오지수이쟈오주완마이디엔)의 쑤완라탕도 정말 맛있으니,

가능하다면 이 가게와 하오지 두 군데 모두에서 쑤완라탕을 먹어보길 추천한다.


만두만 먹으면 느끼해지기 쉬운데, 쑤완라탕과 함께 먹으면 만두 10판도 거뜬히 먹을 수 있다.

시큼하면서 알싸하게 매운맛이 싹-돌아 입맛을 확 깨운다.

개인적으로 정말 강력 추천!


IMG_4543.JPG?type=w966 세황바오


만두는 세황바오(蟹黃湯包)로 주문했다.

지난번에 딘타이펑에서는 일반 소롱탕포(샤오롱빠오)를 먹어봤기 때문에 오늘은 이걸로!


소롱포를 먹을 때는 먼저 육즙부터 살짝 맛보는데, 담백하고 시원한 맛이 정말 맛있었다.

다만 너무 급하게 먹으면 입천장을 데일 수 있으니, 천천히 먹을 것.


물론, 나는 잔뜩 데어버렸다.

입천장이 홀랑 벗겨져버렸지만, 그래도 맛있었으니 됐다.


너무 만족스러워서 이 식당을 추천해 주신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내용의 SNS를 작성했고, 곧바로 답장이 왔다.


IMG_7966.jpg?type=w966 많이 먹고 싶은데, 남길 것 같아서 2가지만 시켰다는 이야기


혼밥러라면 나처럼 메인 메뉴 하나에 사이드 하나만 시켜도 충분하다.

조금 부족하다 싶으면 쑤완라탕 대신 면 요리를 곁들이는 것도 좋은 조합일 것 같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식당 밖으로 나왔다.


IMG_4546.JPG?type=w966 항주소롱탕포


가게 안에서는 여전히 사람들이 분주하게 만두를 빚고 있었다.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 항주소롱탕포 정보

✔️한국어 메뉴판 / 한국어 가능 직원 O

✔️웨이팅 O

✔️가격대는 딘타이펑보다 조금 더 저렴한 편.

✔️브레이크 타임 있음(오후 2:30 ~ 4:30까지 )


IMG_4551.JPG?type=w966 아름다운 총통부의 야경


배도 부르고, 조금 지쳐서 버스를 타고 돌아가려 했는데, 잘못 타는 바람에 숙소와 정반대 방향으로 가버렸다.


'타이베이 다 적응했다. 길 안 잃어버린다.'라며 자만하고 있었는데...

역시 자만은 금물이었다.

결국 허겁지겁, 버스에서 내려 한 시간 넘게 걸어 숙소로 돌아왔다.


역시, 여행은 끝까지 방심하면 안 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찬란한 도피 #69. 타이베이 시립 동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