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홈쇼핑 심리학 에세이 (4)

by 홈PD

유례없는 전염병으로 인해 전 세계가 시름하고 있다. 하루하루 늘어나는 확진자수와 사망자수를 보면서 세계인들의 근심이 깊어져 간다. 이 상황이 언제 종식될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하루라도 빨리 안정화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은 모두 같을 것이다.


직장인의 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재택근무에 무리가 없도록 스마트폰, 노트북 등을 활용한 회의가 일상화되었고, 대면회의를 할 때에도 많은 인원이 모이지 않게 되었다. 식당에서 식사를 할 때도 모여 앉지 않는 문화가 생겼으며, 사무실에서 재채기를 하는 것도 매우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이러한 현상들은 코로나 19 종식 이후에도 일상의 큰 변화로 남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렇듯 라이프스타일이 굵직하게 변하는 와중에 벌어지는 웃지 못할 상황들도 있다. 회사에 출근해서 조금만 컨디션이 안 좋아도 열이 나는 것 같다고 느끼는 직원들이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나부터도 당장 목 넘김이 불편해도 인후통이 염려되고, 기침을 할 때도 폐에 문제가 생겼나 하는 의심이 든다.

결국 조금만 몸에 이상을 느껴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들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기사 본인이 확진자로 판명 나면 회사가 일시적으로 폐쇄될 상황까지 올 수 있으니 다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사실 이런 현상은 심리적인 측면에서 보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노시보 효과'란 약을 올바로 처방했는데도 환자가 의심을 품으면 약효가 나타나지 않는 현상을 뜻한다. 풍토병이 돈다는 소문이 퍼졌을 때 해당 지역 사람들의 상당수가 감염되지 않았음에도 이유 없이 발진, 발열, 구토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는 사례가 실제로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진단을 받은 후 부정적인 생각을 하다 빠른 시일 내에 환자가 사망했다는 의사들의 경험담도 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분명히 존재한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플라세보 효과'가 그것으로, 효과 없는 가짜 약을 먹었는데도 환자의 긍정적인 믿음으로 인해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을 말한다. 결국 병세의 악화나 호전도 우리가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는 뜻이 되겠다.

재미있는 것은 쇼핑을 할 때도 이와 같은 심리적 현상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이다. 싸 보여서 구매하기는 했지만 뭔가 미심쩍을 때, 제품을 사용해보고 '이럴 줄 알았어. 싼 게 비지떡이지'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반대로 비싸지만 한번 사볼까 하고 구입한 제품을 써본 후 '역시 제 값 하는군!'이라는 생각을 한 경험 또한 있을 것이다.


보통 이런 때 제품 자체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상품은 장점과 단점이 있기 마련이며, 단지 어디에 주목하느냐에 따라서 단점이 부각될 수도, 장점이 부각될 수도 있을 뿐이다.


최근 홈쇼핑 상품 중에서 고가의 가전 상품 판매가 적지 않게 이뤄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잘 모르는 저가의 가전보다 고가의 빅브랜드 가전이 낫다고 여기는 고객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가격이 비쌀지라도 잘 알려진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상품에 존재할 수 있는 단점을 덮어주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환자가 약효를 의심할 때와 신뢰할 때의 극명한 차이가 쇼핑 활동에서도 그대로 벌어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어떤 시각으로 대상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달라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는 세상을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이다. 푸른 선글라스를 쓰고 바라보는 세상이 푸르게 보이듯, 밝은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이 밝게 보인다는 이치는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알지만 종종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까닭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불안심리를 자극하기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부정적인 생각이 실제로 나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니, 어떻게 해서든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바이러스가 내 몸에 침투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보다는 건강 관리 수칙을 잘 지키면 바이러스가 들어올 수 없다는 믿음을 가지고 생활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싶다.


물론 이 몹쓸 코로나 19가 지구 상에서 곧 사라질 것이라는 희망도 함께.

이전 03화우리의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