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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박 Jul 10. 2023

산책

낯선 도시와 익숙한 도시


나는 산책을 자주 하진 않는다. 다만 가끔, 걷고 싶다는 생각이 온몸을 두드릴 때가 있다. 늦은 퇴근 후에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버스에 올라탔을 때나 머릿속의 소음이 꽤나 성가실 때, 그리고 이른 아침, 맑고 투명한 바람의 냄새를 맡아버렸을 때가 그렇다.

 

한 번은 산책을 목적으로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혼자 떠난 낯선 도시로의 여행 속에서 참 많이도 걸었다. 하지만 일상 속에서 걷던 느낌과는 많이 달랐다. 왜일까, 똑같이 걸었지만 전혀 같을 수 없었다. 이제 그 차이점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낯선 산책

1. 온갖 풍경에 시선이 쉽게 이끌린다.

2. 음악을 들을 수가 없다.

3. 낯선 길 위에서는 목적지에 가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4. 대부분 낮이다.

5. 산책도 여행이 되어버린다.


익숙한 산책

1. 늘 봐왔던 풍경이기에 그것에 쉽게 매몰되지 않는다.

2. 생각의 저편에 나지막이 음악이 깔려있다. 대부분 잔잔하고 슬픈 노래이다.

3. 익숙한 길이기에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 이미 알고 있다.

4. 대부분 밤이다.

5. 산책은 그저 일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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