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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박 Jul 11. 2023

시간멀미

어느새 여름의 반을 읽어버렸다


얼마 전, 메모장을 뒤적이다가 ‘시간멀미’라는 제목의 텅 빈 글을 발견했다. 단어를 적어놓은 나조차도 그 의미를 알 수가 없어서 답답했는데 오늘에서야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아주 희미하게 다가오는 생각들은 쉽게 휘발되기 때문에 간단하게라도 기록해야 한다.)


너무 빨리 흘러버린 시간이 갑자기 온몸에서 느껴질 때가 있는가? 분명 겨울의 끝에서 일 년의 시작을 얼마 전에 느꼈던 것 같은데 어느새 그것의 반절이 지나가버렸고 이미 무더운 여름의 한가운데에 서있다.


정말이지, 시간의 흐름은 급류를 타고 있었고 어디서 시작했는지조차 모를 만큼 많이도 떠밀려 내려왔다. 빨리 지나가는 버스 안에서 멀미를 느끼듯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리는 시간 속에서도 나는 멀미를 느낀다.


정신없이 흘러내려온 탓일까, 내가 어디쯤에 와있는지도 모르겠고 그것을 알아차리는 순간 어지러움과 함께 미약한 멀미가 느껴진다. 단조롭게 흘러가는 삶은 어찌 보면 잔잔하게 보일 수는 있지만 그 속에서의 크고 작은 흔들림은 알 수 없는 위치에서 멀미를 일으키고 혼란해진 마음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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