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습니까

누가 있다면 대답을 해줘

by 김산영

“아무도 없는 것 같아.

아무도.”

“여기 있어. 내가 여기 있어.”



당신에게 그런 날이 올 테다. 아무도 없는 것 같은 날. 창문을 열면 사람과 사물이 술렁이며 떠들썩한 소리가 드높음에도 그것들이 나와 같은 숨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지 않은 날.



당신에게 그런 날이 있을 테다. 이토록 발에 채는 돌과 같이 많고 많은 사람 중에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으로 심장 깊숙한 곳에서 울음소리가 밀려오는 날.



아무도 나를 모르고, 나를 몰라주는 날. 공허한 마음에 헛헛한 숨을 밖으로 환기 시키고자 하지만, 돌아서 들어오는 허전한 숨에 공연히 내가 홀로라는 것을 더욱 면밀히 알게 되는 날. 그렇게 묻게 되는 것이다. 누구 거기에 없냐며. 누군가 거기에 있기를 바라는 마음.



있습니다. 여기에 내가 있습니다. 당신의 물음에 내가 대답합니다. 당신 거기에 있습니까. 당신도 그곳에 있습니까. 그렇게 서로를 확인하는 물음과 안도 섞인 위로.



당신이 그곳에 있고, 난 이곳에 있다. 우리는 여기에 있다. 우리는 우리가 있음을 안다. 그러니 조금은 괜찮다고.




“내가 있는 이곳은

오후 3시쯤 창가로 들어오는 햇살이 따사로운 곳이야.

집 앞 건널목을 지나면 동네 어르신들이 오순도순

나무 밑 그늘막에서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는 곳.

그러다 불어오는 순풍에 나무의 이파리들이

서로 뒤엉키며 나부끼는 소리가 사라락하고 귀를 간지럽혀.”


“넌 어때.

네가 있는 곳은 어떤 모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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