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여섯 첫 경험 -릴스 조회수 처음으로 천 명을 넘겨 봤습니다.
“릴스 조회수가 1천 명을 돌파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알림이 왔다. 아침에 올린 릴스 게시물의 조회수가 1천 명을 넘었다는 글이었다. 오잉? 팔로워도 몇 명 없는 필자의 인스타그램은 가끔 아들 이야기나 올리던 공간이었다. 그런데, 릴스(인스타그램에서 제공하는 숏폼 서비스, 짧은 영상) 게시물을 본 사람이 천 명이 넘었다니? 의아했다.
특별한 것도 아니었다. 천 명의 사람이 본 영상은 다름 아닌 ‘다이소 선반과 쟁반으로 미니 테이블 만들기’였다.
사실, 필자도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우연히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걸 봤다.
마침 환절기이고, 가습기가 슬슬 제 역할을 시작해야 할 시점이 됐다. 늘 놓을 곳이 마땅치 않아 이리저리 찬밥 신세를 받던 가습기였다. 생각해 보면 정말 소중한 물건이지만, 고물가 시대에 가습기를 놓을 테이블을 새로 장만하는 게 부담스러웠다. 또, 좁은 방에 자리를 차지하지 않을 미니 테이블을 찾기도 쉽지 않았고. 그런데, 어느 날 인스타그램에서 이 미니 테이블 만들기를 보게 된 것이다.
‘오호~ 만들만하겠는데~’
어느날 시간이 났다. 재료 구입에는 정확히 1만 1천 원의 비용이 지출됐다. (못은 사용하지 않았으므로 비용에서 제외).
만들기 난이도는 ‘하’ 수준이었다. 선반 두 개의 등을 맞대고 초강력 본드로 붙여주면 찰떡같이 잘 붙어 테이블 다리가 완성된다. 그 위에 역시 본드로 나무 쟁반을 붙여주면 뚝딱, 미니 테이블이 완성된다.
소파 옆에 두고 리모컨 올리는 테이블로 사용하거나, 아이 방 책상 옆에 간식 테이블로 활용해도 꽤 괜찮았다. 그러나, 애초의 목적대로 가습기 테이블로 사용하기로 했다. 좁은 방에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는 원목 느낌의 미니 테이블이 딱! 맞춤이었다.
인플루언서의 게시물 조회수에 비하면야 초라하지만, 일반인 계정에 올려진 게시물을 그것도 만드는 과정 달랑 네 컷의 사진으로 만든, 13초 분량의 이 짧은 영상을 하루만에 1천 명이 보았다니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생각해 보면, 필자도 이 만들기 방법을 릴스를 통해 배우지 않았나. 필요했고, 만드는 방법이 간단했다. 니즈가 충족되는 배움이었다. 누군가는 같은 이유로 이 게시물을 클릭하지 않았을까? 하는 나름의 결론에 도달했다.
필자가 팔로우 하고 있는 인스타 계정을 살펴봤다. 혼공 영어를 알려주는 혼공 쌤, 코딩 영재를 둔 엄마, 캘라그라피 코칭, 감성 숙소, 문화 공연 정보를 알려주는 시청 홍보 계정, 치매 예방(으응? 이건 왜...), 닥터의 건강지식,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신인류, 유기농 식재료를 공구하는 계정, 다이어트 요가 선생 등 대부분 정보와 지식 위주의 계정이었다. 물론 차은우와 강다니엘 등 연예인도 팔로우 하고 있지만. 하하.
꼭 팔로우 하지 않더라도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를 누르면 오만가지 배울 정보들이 쏟아진다. 명언이나 삶의 방식을 공유하는 #영감을주는 릴스 해시태크, 운동 방법을 공유하는 #헬스릴스, 다양한 분야의 튜토리얼(사용 방법)을 제공하는 #튜토리얼릴스 등이 주를 이룬다.
내가 올리는 콘텐츠가 이왕이면 누군가의 삶에 도움이 되고, 배움이 되는 유용한 게시물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