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만들어 주려는 엄마의 마음이 슬퍼요..
이 반지의 이야기는 해를 거슬러 올라간다.
그동안 꺼내놓지 못했던 이야기다. 선물을 받았는데, 기쁨보다는 무거운 마음이 더 컸던...
어느 날, 엄마가 말했다.
"딸들 금반지 하나씩 해 주마"
아마도 1돈 50만 원 전후였던 때다.
평소의 친정언니와 나의 성정으로, "잘하지도 않는 반지를 뭐 하러~"라든가, "엄마가 무슨 돈이 있어서, 됐어요~"라든가, 충분히 거절했을 법도 하지만, 엄마의 마음을 알 것도 같아 그러자고 했다.
"내 몸이 허약해 얼마를 더 살지 모르니까, 너희에게도 엄마를 추억할 물건 하나쯤은 있어야 되지 않겠니"
금부치 선물은 외할머니대로 거슬러 간다. 아흔이 넘었던 외할머니는, 그동안 자식들에게 받은 용돈을 고이 모아 두셨다가 할머니가 돌아가시던 그 해, 무언가 느낌이 있으셨던지 딸과 며느리를 불러 금 팔지 하나씩을 해 주셨더랬다.
엄마가 남겨주신 팔찌
엄마는 외할머니가 남겨주신 팔찌를 보며 외할머니를 추억하셨다.
그랬던 자신의 경험으로, 자녀들에게도 추억 겸 재산이 될 수 있는 선물을 해 주시고 싶으셨던 거다.
시골 금방에는, 사실 마음에 쏙 드는 디자인의 반지는 없었다.
친정 언니와 나, 올케 세 명이 같은 디자인으로 하기로 했는데, 셋의 니즈를 충족할 디자인을 고르다 보니 심플한 디자인으로 선택하게 됐다.
코*샤넬 디자인을 흉내 낸 제품인 건 나중에야 알았다. 헛.
그럼 어떠하리, 엄마가 선물해 주신 반지라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는 거니까.
너무 귀해서, 집안일할 때는 차마 끼고 있질 못하겠더라. 물이 닿지 않게, 화장품이 닿지 않게, 소중하게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금값이 1돈에 100만 원을 훌쩍 넘었다고 하는데, 그래봤자 아무 상관없다.
이 반지를 어떻게 값으로 매길 수 있을까. 내 평생 이 반지를 파는 날이 있겠는가.
엄마가 선물해 주신 감사한 반지.
내 남은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생각해 자녀에게 추억을 남기려는 그 마음이 어떨까 싶어, 반지를 볼 때마다 가슴이 찡~ 하고 눈물이 핑 돈다.
반지가 닳고 달아 겉무늬가 없어질 때까지, 엄마가 건강하게 오래오래 우리 곁에 있어주셨으면 좋겠다.
아빠 몫까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요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