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다시 만나도 헤어질 거야
세 번째 만남 때
내 손을 덥석 잡았어.
네 번째 만남 때
반했다고 했지만,
내 손을 잡던 날
붉어졌던 네 볼을
나는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그때로 다시 돌아가도
너는 나를 선택할 거야.
그리고
그때로 다시 돌아가도
나는 너한테 반할 거야.
첫눈에 반했다고 했는데
사실 두 번째 눈에 반했어.
눈이 막 부셨어.
모든 햇살이 너한테 쏟아지는 느낌.
남들은 몇 달이면 벗겨진다는 콩깍지가
우리는 천 일이 넘어서도 안 벗겨졌어.
헤어지던 순간까지도.
서로 상처를 주면서도
사랑을 말했고,
이별을 말하면서도
함께를 말했어.
헤어진 이후에도 우린
작은 기대 하나를 놓질 못했잖아.
헤어졌는데 왜 우린 아직 우리같을까.
처음으로 돌아가도
우린 서로에게 이끌리겠지.
기억이 다 지워져도
우린 서로를 기억하겠지.
우린 분명,
다시 만나도 서로를 사랑할 거야.
그리고 우린 또,
다시 만나도 헤어질 거야.
그렇게 서로를 아파할 거고
그렇게 서로를 지워가겠지.
우리가 100일 동안
서로를 잊을 수 있을까.
왜 굳이 100일이냐고?
모르겠어, 그냥.
너무 많이 아프지도
너무 조금 아프지도
않았으면 좋겠어.
너도 나도.
나는 오늘부터
사랑에 빠진 사랑 일기가 아닌
이별에 빠진 이별 일기를 써보려 해.
1000일의 동행, 고마웠어.
그리고
이별하느라 수고했어.
이제 진짜 이별을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