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 물림
어둠을 찢는 소리가 들렸다.
"안돼!!!"
금화의 목소리였다.
집이 한순간에 깨어났다.
무룡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계단 아래에서 다시 울음이 터졌다.
숨이 끊어지는 소리였다.
그는 맨발로 내려갔다.
문고리를 잡는 손이 거칠었다.
작은방 문을 열자, 금화는 웅크린 채 무릎을 끌어안고 있었다.
호흡이 가쁘게 미끄러졌다.
"금화야."
금화가 눈을 들었다.
눈동자 안쪽이 젖어 있었다.
"사과가... 사과가..."
말끝이 흐려졌다.
"아니야... 그럴 리 없어..."
끝내 무너져 내렸다.
금화는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손끝이 희게 떨렸다.
무룡이 숨을 삼키며 금화의 팔을 붙잡았다.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금화가 그의 옷자락을 잡았다.
"나... 나 무서워요."
그 한 마디가, 방 안을 무너뜨렸다.
"이 집에서 쫓겨날까 봐...
무룡 씨한테서 버려질까 봐..."
울먹이는 목소리가 갈라졌다.
"난... 아들을 낳으러 온 여자인데.
꼭 낳아야 하는데..."
창틈 바람에 커튼이 흔들렸다.
그 흔들림이 그대로 가슴에 닿았다.
'도대체 누가 이 아이를 이렇게 만들어 놓았을까.'
이 생각이, 무룡의 가슴을 천천히 긁고 지나갔다.
그는 말없이 팔을 둘렀다.
금화의 손이 무룡의 옷깃을 더 세게 움켜쥐었다.
"제발... 나 버리지 마요..."
정자에게서는 한 번도 터져 나온 적 없는 울음이었다.
아이처럼 매달렸다.
대놓고 두려워했고, 대놓고 애원했다.
온몸으로 붙잡는 심장이었다.
무룡의 손이 금화의 머리를 감쌌다.
그가 낮게 말했다.
"안 버려."
말 끝에서 울음이 잠깐 멎었다.
"절대 안 버려. 약속할게."
무룡은 금화를 더 가득 품에 끌어안았다.
그의 손길이 금화의 등을 쓸어내릴수록 울음은 더 흐트러졌다.
살짝 열린 문틈 너머,
바닥으로 수건이 떨어졌다.
정자의 손에서.
힘없이.
그 소리가 금화의 울음에 묻혔다.
정자의 안쪽에서만 부서지는 울림이 났다.
'당신은 나만 믿어.'
정자에게 했던 그 말이 겹쳤다.
그리고 더 오래된 목소리.
'나는 당신 두고 거긴 안 가.'
못처럼,
가슴에 박혔던 말.
정자는 천천히 뒤돌았다.
계단을 올랐다.
발소리를 죽이지 않아도 그 흔적은 사라지고 있었다.
그렇게 그 문 앞에는,
금화에게 건네려던 수건만 조용히 떨어져 있었다.
한동안 무룡의 품은 풀리지 않았다.
침묵이 길게 깔렸다.
한참 뒤 무룡이 짧은 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
"...근데."
무룡은 잠깐 말을 멈췄다.
"나는... 아내도 여전히 사랑해.
...정자, 버릴 수 없어."
정자의 이름이 금화의 심장 위로 떨어졌다.
돌처럼.
"정자 임신했어."
금화의 숨이 멎은 것처럼 굳었다.
"정자도 태몽이 사과래.
...운명 같아."
심장이 내려앉았다.
아주 차갑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