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0)
학교가 서대문 근처라 보고 싶으면 언제든 가서 이 멋지고 커다란 수각류의 뼈다귀를 볼 수 있었는데 그때마다 무수히 많은 아이들이 그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공룡 앞에서 반짝이는 아이들의 눈동자를 보고 있노라면 그림책으로만 보던 커다란 육식 공룡을 난생처음 실물 크기로 접했을 때가 떠오른다. 어쩌면 저 공룡은 무수히 많은 과학자를 길러냈을지도 모른다.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저 공룡을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을까.
<만화로 배우는 공룡의 생태 p.298~300>
해가 갈수록 체력은 떨어지고, 인간관계는 얄팍해지면서 호기심은 줄어드는 것을 느낄 때마다 점점 나이가 들어간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됩니다. 체력 저하는 생물로서의 한계에서 찾아오는 자연의 순리라서 역행하기 어렵고, 인간관계는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삶을 견뎌내기 위해 포기해야만 하는 것이기에 불가피한 일이니까요. 그런데 호기심의 저만큼은 간단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왜냐하면 호기심이 사라지고 나면 어느 시점에서 내 삶에서 즐거운 일은 이전에 겪어보았던 일의 반복일 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될 테니까요.
김도윤 작가의 '만화로 배우는 공룡의 생태'는 언뜻 보면 저 연령 아동을 위한 학습만화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책 전체는 최소한 30대 이상의 독자가 아니면 알아볼 수 없을 것 같은 패러디와 개그가 가득 차 있습니다. 때문에 자녀분에서 선물하기 위해 이 책을 구입했다면 자녀분의 손에 닿기 전에 쉴 새 없이 웃으면서 책에 빠져든 본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비교적 최근에 발매된 책이기에 최근 대한민국의 모습 또한 유쾌하게 녹여내기도 했고요. 그러면서도 이 책에서는 쥐라기 공원에서 보았던 모습에서 멈춰있던 공룡에 대한 각종 지식들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진지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그런 진지함이 딱딱한 텍스트가 아닌 만화적 표현으로 되어있기에 읽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지만요.
이 책은 공룡에 대한 조금의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쉽게 읽힐만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하지만 그 조금의 관심을 스마트폰 밖으로 비치기 위해서는 책을 뽑아 드는 위대한 한 걸음이 필요할 텐데, 달은 너무 멀고 스마트폰은 너무 가까우니 중간 정도 되는 도서관이나 서점에 들르는 것으로 호기심을 향해 가는 것으로 시작하면 좋을 듯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