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나 구글을 조금만 살펴보면 한 시간 만에 해외 직구하는 방법을 A부터 Z까지 모두 알 수 있지만 막상 결제하려고 보면 한국으로 배송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배송대행 서비스, 통칭 배대지 서비스를 이용하게 됩니다. 저도 지난 몇 년 간 간간이 몰테일을 통해 해외 직구를 해왔는데 그간 아무 사고 없이 지내왔던 행운이 다해서인지 이번에는 수령한 물건에 하자가 생겨서 반품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물품의 반품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난 이틀 동안 몰테일의 업무처리 방식을 보니 더 이상 이용하고 싶지 않을 만큼 정이 떨어져 버렸습니다.
2. 부정확한 정보 제공
답변에 따르면 몰테일은 "EMS는 위약 반송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납부한 세금을 환급받을 수 없으므로 환급을 위해서는 DHL이나 페텍스를 이용해야 하고 세금을 환급받지 않을 경우는 배송업체 상관없이 반품 가능하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납부한 세금을 환급받는데 어떤 업체를 통해 보내는지는 여부는 전혀 상관없습니다>
따라서 DHL이나 페텍스를 이용해야만 하는 이유도 없고(본문 - 해당 내용은 DHL이나 FEDEX를 통해 진행을 해주셔야 하며), EMS가 위약 반송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본문 - ems에서는 보통 위약 반송을 해주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다시 말하자면 이미 세금을 납부하고 국내로 들어온 물품을 해외로 반송하려는 경우 배송업체는 어디를 고르든지 환급받을 수 있는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단, 환급받기 위해서는 물품이 해외로 반출되었다는 사실을 증명할 서류가 있어야 하므로 그것을 발급해줄 수 있는 업체여야 한다는 제한은 있을 수 있지만, EMS는 안되고 DHL은 된다는 주장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3. 정확한 정보 제공의 거부
사진에 나온 글은 제가 배송 신청서를 작성하고 반송을 위해 몰테일 센터로 물품을 보낸 이후에 작성했습니다. 몰테일은 위약 반송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저는 환급받을 수 있는지는 어디를 통해서 보내는지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 물품을 해외로 보낼 수만 있다면 배송 비용이 저렴한 몰테일을 통해 보내는 것이 이익이니까요. 그런데 몰테일의 답변을 보면 마치 제가 다른 업체를 통해 배송하는 것처럼 답을 하고 있습니다. 뭔가 착오가 있나 싶어서 다시 글을 남겼더니 다음날에는 제가 보낸 물품은 선적할 수 없는 물품이라고 답을 했고요.
사진을 보면 빨간색 표시 왼쪽에 '배송신청 번호'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제가 몰테일을 통해 구입한 물품이 어디서 왔고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는 정보가 담겨있는데, 이번에 제가 반송하려는 물품은 몰테일을 통해 구입했던 물품이기 때문에 배송신청 번호를 정확히 기재하면 어떤 물품에 대한 반송 인지도 알고 답변해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블루투스 이어폰을 반송한다고 명시한 배송대행 신청서도 정상적으로 작성되었다고 안내를 받았고요. 그런데 통화로 들은 몰테일의 답변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물품이 해외로 발송 가능하지 여부는 센터에 도착해서 확인하기 전까지는 검토하지 않는다. 따라서 배송대행 신청서가 접수된 것만으로는 블루투스 이어폰임을 알 수 없었다.
(2) 문의한 글에서 작성된 배송신청 번호 역시 답변을 하는 데는 고려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내가 반송에 대해 물었으니 반송에 대해 답변할 뿐, 문의한 글에 반송이 가능한 지가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있더라도 고객이 물어보지 않는 한 답변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오면 화가 난다기보다는 상당히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처음부터 어떤 물건에 대해 문의하는지를 기재하도록 항목을 만들어 놓고 해당 항목에 포함된 정보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그렇고, 해당 항목만 살펴봤으면 몰테일은 저렇게 긴 답변을 할 필요도 없었고 저는 물건을 몰테일 센터로 보냈다가 다시 돌려받는 시간과 비용을 낭비할 필요가 없었을 테니까요. 게다가 해당 물품은 몰테일을 통해 구입했으니 물품에 대한 정보는 그쪽에 더 많이 있을 텐데 먼저 물어보지 않았으니 답하지 않는 게 정상이라는 사고방식도 어이가 없었고요.
게다가 저 답변을 받을 시점은 어제 보냈던 물품이 도착하기 전이었습니다. 즉, 몰테일은 마음만 먹으면 문의했던 글이나 배송대행 신청서를 보고 얼마든지 해당 물품의 해외 발송 여부를 판단할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덤으로 물품이 센터에 도착한 이후에만 발송 가능 여부를 알 수 있다는 말도 거짓말이었고요. 결국 몰테일은 미리 정보 제공을 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게 바빠서인지, 게을러서인지까지는 모르겠지만요.
4. 답은 있었다.
몰테일이 왜 저런 잘못된 답변과 이상한 태도를 보였는지에 대한 제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손해 보는 거 없으니까>
(1) 누군가 EMS로 반송하면 납부한 세금을 환급받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환급 신청하지 않아도 몰테일은 손해 보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환급받지 않아서 손해 보는 사람은 세금을 내고 돌려받지 못한 사람이니까요.
(2) DHL이나 페덱스로 물품을 해외로 보낼 때 배송비가 비싸게 나와도 몰테일은 손해 보지 않습니다.(제 경우는 몰테일로 배송 가능했다면 2만 원 정도 배송비가 나온 물품이 DHL에서 예상 견적이 18만 원이었습니다)
(3) 제가 몰테일 KR 센터로 물품을 보낼 때는 선불이었고 발송이 불가능하다고 안내를 받고 다시 저에게 반송할 때는 착불로 받아야 했습니다. 즉, 몰테일은 이번 건과 관련해서 일체의 배송비를 부담하지 않았으니 손해 본 것이 없습니다.
5. 세상은 넓고 배대지는 많다.
그동안 나름 착실히 등급이 올라가면서 이용했던 몰테일이지만 아주 사소한 정보 하나 확인하지 않은 덕분에 이틀간 저는 덧없이 시간과 비용을 낭비해야만 했습니다. 요즘 고객센터에 전화를 하면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서비스 노동자에 대한 폭언은 처벌받는다고 엄중히 경고하지만 헛되이 버린 돈과 시간, 그리고 서비스의 질을 생각하면 좋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그걸 내뱉는 것은 성숙한 어른의 태도가 아니겠지요. 성숙한 어른은 가뿐한 마음으로 탈퇴 버튼을 누르고 다시는 해당 업체를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자본주의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다행히도 세상은 넓고 경쟁 업체들은 여전히 건재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