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킬 수 없는 순간이라는 이름의 손님이 찾아올 때가 있다.
불청객인가 싶어 황급히 쫓아내려 하지만 손님은 아주 느린 손으로, 그리고 정중하게 초대장을 내민다.
감출 수 없는 당황스러운 표정 아래에서 초대장을 펼쳐보자
그 안에는 분명히 내가 초대했다고 적혀있다. 내가 무심코
흘려버린 말과 함께.
가벼운 농담 한마디 건낼 수 없다는 것이 삭막하다는 이유로
말을 넘치게 했던 순간들이 있다.
어떤 때는 그런 말들이 그저 흘러가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감당할 수 없는 손님이 되어서 내가 가장 행복한 순간에
악귀 같은 모습으로 내게 찾아온다.
말이 흘러넘치지 않도록 마음의 잔을 항상 지켜보자
그리고 자신답지 못하게 하는 말들은 천천히 비워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