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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이트 아울 Apr 14. 2022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고레에다 히로카즈

그런 여러 사정때문에 저는 '쫓겨났다'는 결말로 '도전'도 '감동'도 없이 '좌절'만 남은 방송을 만들었고, "이런 회가 있어도 좋을 것"이라고 정색하며 프로듀서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이제와 생각하면 전혀 방송의 꼴을 갖추지 못한 작품이었지만, 당시는 '데려간 학생들이 모두 열심히 일하고 상대방도 그 학생을 받아들여서 감동받고 돌아오는 것 따윈 거짓말이다. 가끔은 이런 학생이 있는 편이 리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상대로 프로듀서는 "이런 학생을 데려간 제작진의 책임이 있을 텐데, 자네는 그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대체 이런 방송을 누가 보고 싶어 하겠나?"라며 몹시 화를 냈습니다. 결국 그 방송은 그대로 묻혔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정규방송의 맴버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스물여덟 살이었습니다.(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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