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인 더 스카이 (2016)
몇 해 전 많은 인기를 얻었던 마이클 샌델 교수의 강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무고한 한 사람을 희생하여 여러 사람을 구하는 것이 타당한 일인지를 논의하는 것에서 시작했는데, 강의 도중에 많은 의견들이 제시되었지만 결국에는 한 가지 질문을 기준으로 대답의 방향이 나뉘게 되었습니다.
"다수를 위해 소수의 희생을 감내할 수 있는가?"
영화 아이 인 더 스카이는 많은 사람들을 위협하는 테러 용의자를 제거하기 위해 무고한 소녀를 희생시키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 작전의 책임자인 파월 대령(헬렌 미렌), 작전을 화상으로 감시하는 벤슨 중장(알란 릭맨)과 정부 관료들, 무인 정찰기를 조종하는 미군 소속 와츠 중위(아론 폴) 사이에 작전의 실행 여부를 두고 갈등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가장 훌륭한 점은 위에서 언급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정의나 도덕에서 찾으려고 하지 않는 데 있습니다. 많은 영화들이 다수에 의한 소수의 희생이라는 문제를 다뤘지만 그 대부분은 양심과 도덕에 따라 지극히 개인적이고 인간적인 관점에서 답을 내리는데 그쳤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도덕적인 옳고 그름을 넘어 무고한 한 소녀를 희생했을 때 벌어질 상황에 대한 결과, 그리고 자신의 책임여부를 모두 계산하여 답을 내놓는 인물들을 보여줍니다. 즉, 각각의 인물은 그가 가진 선악의 여부가 아니라 직위에 따른 책임에 따라 공격 여부에 대한 입장을 결정하는데, 누군가는 대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을 정당화하고, 다른 누군가는 절차에만 얽매여 결정을 미루기도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람들이 책임을 피하기 위해 결정을 떠넘기거나 모호한 말로 얼버무리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영화는 답답하고 한심해 보이는 사람들과 함께 자신의 결정에 확신을 가지면서도 한편으로는 무고한 희생을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도 함께 보여줍니다. 자신은 명령한 대로 이행했다고 면피할 수 있었음에도 공격명령을 거부하는 와츠 중위와 공격 직전까지 어떻게든 소녀가 그 장소를 떠나도록 유도하도록 한 벤슨 중장, 즉각적인 공격을 주장하는 파월 대령도 그 행동의 목적이 공격 명령을 얻기 위해서라도 해도 목표 수행의 확실성을 감소시키는 선택을 함으로써 무고한 희생을 줄이는 노력을 합니다. 심지어 영화의 마지막에 가면 광신자들로 묘사된 테러리스트들조차 자신의 목표 실행보다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힘쓰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다수의 이익을 위한 소수의 사람이 무참하게 희생되도록 방관하지 않으려는 인물들의 모습을 섬세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너무나도 부조리해서 좋은 뜻에서 시작한 행동이 나쁜 결과로 이어지기도 하고, 정말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결과는 정 반대로 나오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하지만 결국 세상의 비틀림과 함께 걸어가면서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나쁜 결과를 피해기 위한 노력뿐일 것입니다. 그 노력이 영화 초반부에 벤슨 중장이 딸의 생일 선물로 인형을 고를 때처럼 무엇을 살지는 이미 정해져 있고 다만 아주 조금 다른 인형일 뿐일지라도 그 '조금'의 차이를 만들기 위한 노력들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그 작은 차이를 만들기 위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세상을 달라지게 할 시작이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