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미앵 클레르제-귀르노
그래서 돈은 우리가 욕망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다. 동시에 돈은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욕망하는 최고의 수단이기도 하다. 커다란 부를 누리는 것은 실제로 우리 욕망에 찬란한 앞길을 열어준다. 소유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다 욕망할 수 있는 것이 된다. 무엇이 필요한지를 욕망이 알아내지 못할 때 부는 무엇이든 욕망하도록 부추긴다. 사물은 종종 이렇게 해서 생산되기도 한다.
우리는 우리가 바라는 사려 깊은 계획을 완수하기 위해서 부자가 되기를 원한다고 믿는다. 그러고나자 부는 그때까지 존재하기는했지만 수단이 없어서 숨기고 있어야 했던 욕망에 갑자기 길을열어준다. 단번에 우리는 더 이상 자신이 만족스러워할 수 있는 일을 추구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이 소유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만족스러워한다. 우리의 욕망은 무엇이 필요한지도 모른 채, 선택할 것이 너무 많아 곤란할 지경에 이르기까지 부속으로 뛰어든다. 욕망이 그것에 유리한 것이 아니라 접근하기 쉬운 것에 고착된다. 요컨대 부는 가난과 같다. 다만 자진해서 그렇게 할 뿐.
(p.129 ~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