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귀은
무엇보다 다아시의 편지는 구애의 편지가 아니었다. 사랑은 구애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구애와 무관하게 시작된다. 형식적으로 구애가 마치 사랑의 시작처럼 보이더라도, 그 구애가 만약 성공했다면, 그건 구애 이전에 이미 그 사람이 구애자에게 마음을 줘버렸기 때문이다. 구애는 다만 재확인 과정일 뿐이다.
그러니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었다면 어떻게 구애할까를 고민하지 말고 어떻게 그 사람을 도와줄까, 재미있게 해줄까, 기쁘게 해줄까, 위로해줄까를 생각해봐야 한다.(p.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