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그래 돼지 같은 거 진짜 아니다 싶을 정도로 몰아 키우거나 닭장을 쌓아놓고 밀집식으로 사육하는 케이스 때문에 말도 많고 그렇지. 그런데 식용작물이라고 별로 크게 다른 것도 아냐. 기술이 허락하는 한 단위 면적당 최대한 많은 양을 수확하기 위해 밀집시켜 기르는 것은 똑같은데 동물은 비윤리적 공장식 사육이고 식물은 자연 그대로 아름다운 황금벌판이니?
모든 문화 콘텐츠를 접하고 나서 나오는 평가 중 언제나 상석에서 버티고 있는 단 한마디는 '재미있다'입니다. 그 한마디만 들을 수 있다면 팔리는 것은 시간문제이고 판매량이라는 수치는 작품의 완성도, 표절 여부 등과 같은 다른 중요한 것들을 모깃소리처럼 '존재는 하지만 성가시기만 한 것'으로 변환시킬 수 있으니까요.
문제는 이 세상에 재미있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입니다. 굳이 책을 손에 집지 않아도 유튜브에는 24시간 즐길 수 있는 영상들이 넘쳐나고, 어쩌다 책을 본다고 해도 표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안해질 것 같은 책들이 가장 눈에 띄는 곳에 진열되어 있으니까요. 때문에 책의 형태를 띠면서'과학'이라는 단어가 제목에 포함되어 있는 서적을 내놓은 출판사와 작가의 근심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계란계란 작가의 유사과학 탐구영역은 이런 근심을 영리한 방식으로 돌파해냈습니다. 바로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들리는 소위 '과학적 홍보 문구들'에 대해 파고들어서 문자 그대로 말도 안 되는 허구임을 지적하는 것으로 흥미를 유발한 것이지요. 그런 문제 제기가 재미로 이어질지 여부는 작가의 개그 취향과 얼마나 부합하는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중학교 수준 이상의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과학이라는 한글이 科學처럼 보여서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정도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추천할만한 작품처럼 다가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