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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에서 솔로몬 왕은 해 아래는 새로운 것이 없다고 한탄했지만 인류는 지혜로운 왕의 예상을 아늑히 뛰어넘어 많은 것들을 발명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제작되는 일본 애니메이션들만 놓고 보면 솔로몬의 목소리가 여전히 유효한 것처럼 보입니다. 매 분기 수많은 작품들이 제작되지만 첫 화만 나란히 놓고 보면 무슨 작품을 보았는지 기억하기 어려울 만큼 비슷한 캐릭터와 내용이 도돌이표처럼 반복되고 있으니까요.
그 와중에서 독특한 인상으로 다가온 작품이 현재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일하는 세포'입니다. 이 작품은 백혈구, 적혈구 등 인체를 구성하는 많은 세포들을 의인화해서 암이나 인플루엔자 등과 같은 사건이 체내에서 발생했을 때의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데, 만화 자체가 코믹함을 깔고 있는 덕분에 생소한 용어들이 다수 등장함에도 이해하기 쉽고 자막도 충실하게 제작되어 있어 학습만화로 쓰는데 문제가 없을 정도입니다. 물론 만화적이 재미만 놓고 봐도 훌륭하고요.
현재 많은 일본 애니메이션이 작품의 일부인 캐릭터를 보여주는데 치중한 나머지 요소들은 신경 쓰고 있지 않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일하는 세포는 신선한 아이디어와 연출로 작품 전체를 보는 재미가 괜찮았던 작품으로 기억될 듯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