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지 이 기분은 ···이 가슴속 두근거림은?! 이 위기, 이 긴장감은! 오랫동안 잊고 있던 이 싸움의 고양감(高揚感)은.
<원펀맨 시즌1 제1화>
몇 년 전까지 저는 영화 감상이야말로 평생의 취미로 할 수 있는 활동이라 확신했습니다. 아무리 일상에 여유가 없어고 몸이 피곤해도 일주일에 한 번은 반드시 극장을 방문했고, 정말 보고 싶은 영화가 있으면 26시에 상영해도 반드시 찾아가서 볼 정도의 열정이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어느 순간, 그런 열정은 한 줌의 재가 되어 사라져 버렸습니다. 극장에는 여전히 훌륭한 영화들이 상영되어 있고 아직 보지 못한 무수한 걸작들이 있음에도 영화 속 세상은 더 이상 저를 타오르게 만들지 못했는데 그렇게 된 이유는 단 하나, 극장을 방문하기 전에 찾아오던 '기대감'이라는 감정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어느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장면들은 새롭다기보다는 익숙했고,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서 감정의 동요가 일어나는 시간을 짧아져 갔습니다. 한동안은 그와 반대로 권태감밖에 느끼지 못한 것에 당황에서 더 많은 시간을 영화에 쏟기도 했지만 그 절박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그림자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 삶에서 권태의 터널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터널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익숙한 것에 강렬한 자극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삶의 일부로 만드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감각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매일 저녁 하나라도 즐거웠던 일을 찾아내어 글로 정리하고 6km씩 달리기를 해내려는 비록 작은 것이었지만 거기서 비롯되는 새로움은 적지 않았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