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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쇼핑할 때 주의할 점 7가지

제대로 알고 똑똑하게 쇼핑합시다

by 밤새

인터넷 쇼핑은 물건을 직접 보고 사는 게 아닌 만큼 주의할 점이 많다. 반면 잘 이용하면 가격과 시간 면에서 오프라인 쇼핑보다 장점이 있다. 그래서 주의할 점과 팁을 정리해 봤다.



1. 최저가


네이버쇼핑 등 대부분의 쇼핑 사이트에는 최저가 정렬 옵션이 있다. 하지만 최저가로 정렬해서 최상단에 뜨는 업체라고 해서 반드시 최저가는 아니다. 가격은 최저가로 해놓고 택배비에서 금액을 부풀리는 꼼수를 부리는 업체도 있고, 생수 같은 경우는 병당 가격으로 계산하면 최저가 순위가 또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한 푼이라도 아끼고 싶다면 개별 포장된 제품, 묶음으로 파는 제품들은 개별가를 반드시 계산한 후에 택배비와 할인쿠폰, 사용 가능한 포인트까지 더해서 최종 결제 전 단계까지 가봐야 정확한 셈이 나온다.


최종적으로 최저가인 업체라 하더라도 제품 리뷰가 전무한 업체는 피하는 게 좋다. 고객과 소통이 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없는 업체이기 때문이다. 이런 업체는 배송이 예상일을 훨씬 넘겨서 스트레스를 줄 가능성이 있고, 화장품이나 캡슐커피 같은 경우에는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제품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가 아니더라도 활발할 제품 순환이 일어나지 않는 업체는 잠재적 고객 불안 요인을 가지고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단, 생물(과일, 생선 등)은 최저가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사과를 예로 들면 최저가만 고집해서 사면 흠집, 낙과, 멍 등이 섞인 물건을 받을 수도 있다. 리뷰가 많고 평점이 괜찮은 사이트에서 평균 정도의 크기와 품질, 가격을 기준으로 제품을 고르면 실패할 확률을 줄일 수 있다.


브랜드의 옷이나 신발 같이 모델명을 알 수 있는 경우에 완전 최저가를 찾아내는 팁이 하나 있다. 검색이나 카테고리를 통해 원하는 상품을 선택한 후 정확한 모델명을 알아낸다. 그다음 그 모델명으로 다시 검색하면 이전 검색 결과에 없던 사이트들이 노출된다. 이 사이트들 중에서 최저가를 찾으면 된다.



2. 배송기한과 배송비


리뷰 중에 배송에 대한 불만 글이 유독 많은 업체는 피한다. 주문이 폭주하는 상태고, 기다릴 만한 제품이라면 괜찮다. 하지만 당장 써야 하는 등 급하게 필요한 제품은 배송이 지연되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O만원 이상 구매하면 배송비 무료'는 흔히 볼 수 있는 낚시글이다. 배송비를 아끼려고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과다 구매해서 수개월째 집안 구석에 방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식품이나 화장품은 유통기한이 길어도 시간이 지나면 신선도가 떨어지니 배송비 때문에 어리석은 과소비는 하지 말자.


고가의 주문형 조립컴퓨터처럼 배송사고가 날 수 있는 제품은 이중포장 옵션이 있다면 돈이 좀 더 들더라도 선택한다. 배송사고가 나면 책임소재를 증명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매하는 제품이 중요한 물건이라면 배송 담당 택배사가 듣보잡이나 인지도가 떨어지는 업체인지 꼭 확인한다. 업무 체계가 제대로 안 잡힌 택배사는 물건이 해당 지점에 도착해 있는데도 기사 개인 사정으로 다음날 배달해 주거나, 문 앞에 던져두고 아무런 사전 사후 연락이 없는 등 황당한 경우를 실제로 제법 겪었다. 대형 택배업체가 아무래도 여러 면에서 나은 것 같다. 내 경우는 Cx택배나 로x택배가 괜찮았던 것 같다.



3. 생소한 사이트


링크나 검색을 통해 들어갔는데, 네이버쇼핑, 쿠팡, 옥션, 11번가 이런 몰이 아닌 생소한 개인몰인 경우가 있다. 버젓이 도메인이 있고, 사이트를 운영해도 사기업체인 경우가 있다. 의심스러우면 제품 문의 등을 빌미로 반드시 고객센터로 통화를 해본다. 사기업체가 아니라도 통화가 휴대폰으로 연결되면 영세한 업체일 확률이 높다. 특히 전자제품 등 고가의 제품은 이런 업체에서 사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통화, 배송, 반품 등에서 짜증스러운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생소한 사이트는 반드시 사이트 주소와 전화번호, 주문번호(특히, 비회원 주문일 때)를 따로 기록하거나 즐겨찾기 해두어야 한다. 무심결에 주문해 놓고, 바쁘게 지내다가 물건이 안 오면 사이트 주소를 몰라서 혼자 당황하고 헤매는 경우가 제법 많다. 주문을 완료했다고 당연히 물건이 제 날짜에 올 거라고 생각지 마라. 내 손에 들어오기까지 아직 거래가 끝나지 않았다.


사이트를 유심히 살펴보지 않아 주문한 곳이 해외 구매대행업체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구매대행업체는 제품 가격 외에 추가로 비용이 발생할 수 있고, 배송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가격이 유독 저렴하다면 주문한 곳이 구매대행업체인지 꼭 확인하시길.



4. 사기업체


사기업체에도 주로 저렴한 가격 때문에 걸려드는데, 사기업체에서 제시하는 가격은 최저가가 아니라 사기가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최저가란 시장에 형성된 가격 중에서 판매자가 제시할(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저가는 바로 윗단계의 가격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반면 사기가는 혹할 만큼 상당한 차이가 난다.


사기업체의 또 한 가지 중요한 특징은 현금결제 유도이다. 어떤 핑계로든 통화 건수를 만들어서 무통장 입금을 유도한다. 11번가 등 유명한 쇼핑 사이트에 입점한 업체라도 무조건 믿으면 안 된다. 실제로 내 친구가 작년에 11번가에서 냉장고를 저렴하게 사려다 현금 입금을 유도당했고, 결국 사기를 당했다.(피해자 여럿, 기사도 남)


유통이란 결국 생산자, 도매인, 소매인 모두가 마진이 남아야 하는 상업 행위다. 지나치게 싸게 사려는 것은 내 욕심이고, 욕심이 화를 부른다. 내가 싸게 사려고 애를 쓰듯이 장사하시는 분들도 마진이 있어야 먹고살지 않겠는가.



5. 실제와 화면의 차이


옷이나 신발같이 색감과 치수가 중요한 제품은 실제로 착용해 보지 않은 채 화면만 보고 구매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우선 색감은 실제와 화면상의 느낌이 다르다. 또 모델이 착용한 핏과 내가 실제로 입었을 때가 당연히 다르다. 그러니 패션감각이 낮은 초보자라면 그냥 맘 편하게 매장에 방문해서 사는 게 낫다.


사이즈의 경우도 어렵다. 같은 치수라도 브랜드마다 조금씩 틀리기 때문에 사이즈 때문에 택배비를 물어가며 반품이나 환불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매장에 가서 먼저 찜한 제품을 인터넷에 검색해서 사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이유로 매장에서 모델명을 메모하거나 사진을 찍을 때는 점주나 직원에게 너무 실례가 되지 않는 선에서 조심해서 하자. 최종적으로 사지 않는데, 너무 티나게 정보만 캐내 가지고 오면 민폐다.


주변에 패션감각이 뛰어나고 인터넷 쇼핑 경험이 많은 지인이 있다면 도움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6. 상품평과 포인트 관리


우선 리뷰가 많고 평점이 좋은 업체를 선택하고 나면 안 좋은 후기 위주로 상품평을 본다. 그래야 그 제품과 업체의 단점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쓴 상품평은 참고 정도로만 여기고, 객관적으로 꼼꼼하게 문제 제기를 한 상품평은 유심히 살펴본다. 포토상품평에 올라온 사진을 통해서 실물의 느낌이 어떤지도 꼭 확인한다. 좋은 후기와 나쁜 후기를 비교, 분석해서 이 업체에서 구매를 할 것인지를 최종 결정한다.


대부분의 쇼핑몰에서 후기를 쓰면 포인트를 주고 있다. 사진까지 업로드하면 포인트를 더 준다. 특히 네이버쇼핑에서는 공격적 마케팅의 일환으로 포인트를 후하게 준다. 포인트를 꾸준히 모으고 싶다면 택배 도착 후 상품 개봉 직후에 사진을 찍어 두고, 자투리 시간에 상품평을 올리면 된다. 귀찮아서 이걸 포기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안 걸린다. 몇 분이면 된다.


포인트 때문에 형식적으로, 거짓으로 쓰기보다는 솔직히 쓰는 게 좋다. 내가 그랬듯 다른 구매자도 구매 전에 올바른 판단을 위해서 내 리뷰를 참고할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도움을 받은 만큼 나도 도움을 주는 게 인지상정.



7. 쇼핑중독


쇼핑을 하다 보면 좋은 물건은 끝이 없다. 한 종목에 빠지면 헤어나기 힘들다. 문구류에 빠지면 독일제, 일제 샤프나 만년필부터 시작해서 종류가 부지기수다. 나는 한 때 차(Tea)에 빠져서 각종 청을 담그다 보니 유리병과 조리기구에 중독됐었다. 이태리제 고급 유리병들. 지금도 우리 집엔 유리병들이 굴러다닌다. 또 휴롬과 필립스 믹스기의 온갖 자잘한 부품들도 어디 처박혀 있는지 모르고 잘 쓰지 않는다.


영어 공부를 할 때는 각종 단어 카드, 영어 교제들, 칠판, 알파벳이 음각된 비즈까지... 쇼핑의 창의성은 실로 대단했다. 하지만 그것들을 활용해서 정말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결실을 맺었을까? 아니다. 살 때와 사고 나서 잠시 동안만 신기하고 재미나고 기뻤던 것이다.


물건은 내 손에 들어오는 그 순간부터 내 소유인 동시에 짐이 된다. 원하든 원치 않든 나는 그 물건을 관리해야 하는 의무를 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물건에 내 피 같은 돈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물건을 사기 전에 최소한 세 번은 텀을 두고 더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매달 과도한 신용카드의 빚에 허덕이지 않으려면 말이다. 대부분의 카드사가 6~12개월 무이자 할부 행사를 연중 진행하므로 별생각 없이 무이자로 자꾸 물건을 구매한다. 그렇게 몇만 원들이 쌓이다가 결국 다달이 당신 목을 옥죄는 금액이 되는 것이다.




글을 써봐도, 작곡을 해봐도 역시 소비보다는 생산이 어렵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그만큼 소비가 쉽다는 것이다. 쉬울수록 경계를 해야 한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의 특성상 소비를 부추기는 유혹들이 넘쳐나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 한다.


심사숙고 끝에 산 물건이라야 더 아끼고, 애용하게 된다. 수년째 나와 함께 하거나 애정이 가는 제품은 대부분 적당한 가격에 앙증맞은 매력을 품고 있는 물건들이다.


다른 행복이 그렇듯, 진정 행복한 쇼핑에도 그렇게 큰돈은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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