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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을 사랑하는 삶

by 밤새

삼성 이건희 회장은 "세계 제일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라며 1등을 강조했다. 하지만 평범한 개인의 삶에서는 1등에 대한 집착이 많은 부작용을 낳고 마이너스의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사회적인 성취나 남들과의 순위 경쟁에서 뿐만 아니라 자신과의 약속에서도 1등 혹은 최선에 대한 강박이 오히려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다.


담배를 끊기로 결심했는데, 1주일 만에 다시 피웠다면 실패일까? 아니다. 다시 2주 동안 참는 차선에 도전하면 된다. 오늘부터 6시에 일어나기로 굳게 결심했는데, 7시에 일어났다고 오늘 하루를 버릴 것인가? 그럴 필요 없다. 7시 기상인 상태에서 계획을 조금 수정하여 오늘을 충실히 보내면 된다. 내일 다시 6시에 도전하면 되는 것이다.


매일 저녁 운동하기로 결심했는데, 이것저것 하다 보니 자정이 다 돼 가는가? 그렇다고 운동을 포기하지 마시라. 집 앞에 나가서 신선한 공기를 쐬면서 맨손체조라도 하면 된다. 그것도 안되면 거실에서 스트레칭이라도 하는 거다. 전혀 안 하는 것과는 확실히 큰 차이가 난다.


가족이나 친구와 불화인 상태라면 단번에 화해하려 무리수를 두기보다는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해 작은 노력을 수시로 하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최선(1등)을 다하지 못했을 때 자책을 버리고 차선에 충실한 삶을 살다 보면 내 생활이 점점 성실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날마다 작은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끼는 건 매우 중요하다.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고, 1등이 아니라고 쉽게 좌절하는 건 내 속에 '충분히 1등을 할 수 있다'는 자만심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늘 2등, 3등, 혹은 순위 안에 들지 못할 수도 있는 연약한 인간이라는 걸 인정한다면 최선을 다하지 못한 지금 이 순간이나 오늘 하루에 대한 심한 집착과 자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차선은 의외의 선물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영화나 음반이 제작될 때 원래의 인물 대신 차선으로 선택된 이가 큰 사랑을 받는 경우가 많다.


삶은 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기 때문에 차선을 사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세상에 대한 아집 이전에 자신에 대한 아집부터 내려놓아야 한다. 혹시 스스로에게 엄격한 신처럼 군림하고 있지 않은가?




차선을 친한 친구처럼 여기자. 우리는 출발부터, 혹은 항상 최선을 다할 순 없어도 포기하지 않고 차선을 꾸준히 행할 수는 있다. 그런 과정에서 삶의 비밀들을 알아가고, 삶이 주는 선물들을 하나씩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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