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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새 Apr 06. 2022

용의자 A

사건이 있었던 그날 새벽 2시 35분 

당신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었오


나는 내집에서 2시 35분을 가리키는 시계를 보고 있었오

2시 36분에는 2시 35분에 시계를 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있었지

2시 37분에는 2시 36분에 내가 무얼 했는지 기억나지 않아서 기억을 떠올리려 애썼지

2시 38분에는 2시 36분에 무얼 했는지 기억이 났기 때문에

2시 39분에는 이 모든 일을 순서대로 기억해 보기로 했소


그래서 밤은 슬프고 쓰라리고

새벽은 청량하고 처량하고 쓸쓸하니

아침이 만족스럽도록

난 꼴딱 밤을 샐까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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