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

by 밤새

"내가 수많은 사람을 보고 깨달은 것이 있다면, 아주 특출한 소수를 제외하고 우리 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능력의 차이가 거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저 간절함과 관심, 열정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다이소 박정부 회장의 책 [천원을 경영하라]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이다. 음악과 글이 주 관심사인 나에게 기업 경영에 관한 책은 생뚱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읽어 보니 음악과 글이라는 콘텐츠를 기획해서 만든 후 대중의 마음을 얻는 과정이나 제품을 기획하고 생산해서 소비자에게 인정받는 과정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데, 이 과제가 결코 쉽고 만만한 과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아내에게 라면 정도는 끓여줄 수 있지만 3~4시간 걸리는 백숙은 해주기 곤란한지, 같이 여행을 다니며 즐길 순 있지만 아내가 늙고 병들어 간호해야 할 상황에서 똥오줌 수발은 할 수 없는지... 이런 생각을 해보면 '열정 = 애정의 정도'인 것 같다.


AI로 노래를 만든다 해도 괜찮은 곡 하나를 완성한 후 좋은 이미지와 썸네일, 제목을 붙여서 유튜브에 업로드한 후 대중의 인정을 받는 건 결코 쉽지 않다. 대중의 반응이 없는 긴 시간 동안 이 일을 계속 반복하는 건 생산성 없는 일에 삶의 허비하는 것 같은 회의감에 젖어들게 한다. 하지만 반응이 전혀 없지는 않다. '노래가 너무 좋아요. 대박 나세요', '하늘에 계신 친할머님이 생각납니다.' 등의 댓글이 가끔 달린다. 이런 댓글들은 아주 강력한 힘을 줘서 다시금 꾸역꾸역 노래를 만들게 한다.


며칠 전에는 미국 뉴욕에서 메일을 받았다. [나는 꼰대 아빠였어요]라는 내 브런치 글을 잘 읽었고 공감했다는 내용의 메일이었다. 재능에 관한 내 글을 읽고 6년간 쉬고 있던 클래식 기타 연습을 다시 시작했다는 메일도 2년 전에 받았었다. 이런 메일을 받으면 에세이든 소설이든 다시 부지런히 글을 써야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하게 된다.


3시간 동안 정성 들여 만든 음식도 누군가의 입맛에는 안 맞을 수 있다. 글이나 음악도 마찬가지다. 대중에게 인정받고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정도가 내 노력과 비례하지 않는다. 하지만 많은 경우 콘텐츠에 내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고 녹여내면 공감해 주는 경우가 많았다.


음악과 글에만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지만 신이든, 환경이든, 타인이든 원망은 하지 않기로 했다. 주어진 환경에서 간절함과 관심,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다 보면 평범한 능력으로도 어떤 성취를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운도 따라와 줄 것 같고.


가수 션이 달리기를 통해서 수많은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처럼 나도 글과 음악으로 그런 삶을 살고 싶다. 인생은 혼자서 호의호식해봐야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은 이미 검증된 진리 아닌가. 베풀 줄 모르는 부자들은 결국 욕정에 빠져 타락하더라.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은 원래 어려우니 조급해 하지 말고 평범한 능력과 간절한 열정을 가지고 한 발짝씩, 꾸준히 해볼란다. 물론 또 지치겠지만, 그러면 또 새롭게 힘을 얻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