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와 납득의 시간

by 밤새

누구는 몇 달 만에 구독자 1000명을 넘어섰다는데, 나는 5개월째인데 144명이다. 구독자에 집착하는 이유는 지금 작곡 시장이 AI 때문에 좀 혼돈기라 기획사에 곡을 팔겠다는 원래의 내 목표를 잠정 보류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나도 많은 작곡가들처럼 AI를 카피해서, 혹은 AI와 부분 협업을 해서 곡을 발매할 수 있지만 - 이런 행위를 아이디어를 얻었다. 스케치를 했다고 하는데 누가 뭐라 그러겠는가 - 현재로서는 나는 좀 양심의 가책이 되는 것 같다.

싱어게인4, 미스트롯4, 현역가왕3 같은 경연 프로그램을 보면 가수들은 정말 목숨을 걸고 무대에 서는 것 같다. 재능에 더해 엄청난 노력을 하는 걸 보면 어중간한 재능과 노력으로 직장생활을 하며 지방에 거주하는 나는, 이 가수들처럼 사람들에게 내 음악을 인정받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회의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술자리 등에서 친구들과 대화를 해보면 서로의 말에 진정으로 집중하는 시간이 절대 100%는 아니고 될 수도 없다. 이건 모든 의사소통에서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나의 생각과 감정을 상대방에게 진정으로 전달하는 게 인간의 본성상 쉬운 일이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다 자기중심적이고 자기에게 제일 관심이 많이 때문이다.

그래서 유튜브 채널에 구독자가 모이고 적더라도 어느 정도 내 음악의 팬이 생기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어떤 노래가 뜬다면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반대로 뜨기 위해서 음악을 한다면 쉽게 지칠 수밖에 없다. 이치가 그런 것 같다.

운이 쉽게 오고, 술술 풀리는 사람들은 논외로 한다. 나는 그런 걸 겪어보지 못해서 가타부타 할 말이 없다. 나의 세계가 - 음악이든, 글이든 - 작고 초라하고 알려지지 않았다고 해서 쉽게 포기하지는 말자. 그것은 나의 세계가 가치가 없어서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이 일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 시간의 길이는 아무도 모른다. 신만이 아시겠지.

내가 하려고 하는 일, 하고 있는 일이 가치 있는 일이라는 믿음을 끝까지 지키는 건 쉽지 않다. 많은 훼방꾼과 녹록지 않은 상황이 있고, 눈에 보이는 성과도 없고 돈도 안되는 오랜 시간(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그 믿음을 지켜보려 한다. 돈을 벌어야 먹고살고, AI 구독료도 내고, 인터넷도 사용하고, 작곡과 악기 공부도 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음악과 글에만 몰두하고 싶은 욕구를 참고, 재미없는 직장생활을 견디는 중이다. 이런 생활이 가치 있는가? 가치 있다고 믿고 싶다.

세상이 나를 이해하고 납득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내가 사람들에게 이해받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시간과 끈기가 필요하다. 그것은 조난 당한 섬에서 끊임없이 보내는 구조 신호와 비슷하다.

그러니 아직 실망은 이르다. 계속 표현하고 대시하고, 지치면 쉬었다가 다시 하고, 이 방법이 안되면 다른 방법으로 해보고 또 해보는 것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진정 가치 있는 일이라면, 인정받는 것이 운과 신의 영역이라면, 종착역의 성과가 초라하더라도 노력하고 정성을 쏟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 있는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세상을, 타인을 이해하려 진심으로 노력해야 세상과 타인도 나를 진정으로 이해해 주지 않을까. 그것이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인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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