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쉽지 않은 삶을 살고 있구나

by 밤새

음악으로 먹고사는 게 꿈이라 가수나 작곡가, 배우의 다큐멘터리 유튜브를 많이 본다. 어제는 가수 서주경 님과 버스킹으로 유명해졌다는 '아빠 힘내세요'의 작곡가 한수성 님 편을 봤다. 서주경은 유전적 희귀 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삶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 같았다. 가수라는 직업상 하루 몇 백 km는 기본으로 운전을 하고 다닌다고 한다. 또 질환 때문에 늘 죽음을 생각한다고 한다. 어떤 절에 가서 임종 체험을 하는 장면도 나왔다.


나 역시 몇 년 사이에 아버지, 장인어른, 장모님까지 연이어 보내드리고 나니, 또 내 나이가 50을 넘어서니 죽음을 매일 생각한다. 몇 안 되는 친구들도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멀어지고, 직업상 대부분 혼자 지내다 보니 그제 본 배우 임현식의 일상이 나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시골집에서 소일하며 불러주는 이 없고, 옛 추억을 소환해서 하루하루를 보내며, 삶을 정리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는 듯했다. 동갑내기 동료인 배우 박은수와 식사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동갑임에도 박은수는 훨씬 젊어 보였고 팔팔했다. 자기는 할 일이 많아서 늙을 수가 없다고 했다. 누구의 삶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작곡가 한수성은 40년인가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며 서툰 솜씨로 틈틈이 작곡을 시작했고, 동요제에 출품한 몇몇 동요가 인정을 받아 현재 초등학교 교과서에 서너 곡인가 실려있다고 한다. 그리고 '아빠 힘내세요'가 광고에 쓰이면서 더 주목을 받게 됐단다. 그뿐만 아니라 수십 년 전부터 아내와 함께 전국으로 다니며 버스킹을 하고 있는데, sns에서 어떤 영상이 뜬 모양이다. 1theK (원더케이) 채널에 영상이 올라온 걸 보니 소속사도 있는 것 같다. 나이도 많으시고(69세), 목소리도 갈라지는 부분이 있는데,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는 걸 보니 역시 대중은 진정성을 알아보는 것 같다.


별일이 없는데도 나는 요새 전반적으로 우울한 것 같다. 먹고살기 위한 이 종살이는 끝이 안 보이는 것 같고, 나름 열심히 하고 있는 유튜브 음악 채널도 성장이 더디기만 한 것 같다. 하지만 역시 음악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의 삶을 보니 그들도 다 힘든 과정을 거쳐왔더라. 그저 되는 건 없더라. 처음부터 누가 '그래, 너 음악 실컷 해보라. 내가 지원해 줄게' 하면서 멍석을 깔아주겠는가.


그래서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는다. 한 번도 성실히 살아본 적이 없는 나니까 음악만큼은 성실히 해보자. 잘하자는 게 아니라 일단을 성실히 해보자. 악기, 화성학, 보컬, AI, 미디... 음악을 잘하기 위해서 배워야 하는 것은 끝이 없지만 불완전한 그대로 조금씩 발전하며 해나가는 것 말고는 다른 길이 없는 것 같다.


가수 소유미의 아버지 소명의 다큐도 봤는데, 내가 듣기엔 목소리가 이미 많이 쉬었는데, 앨범도 발매하고 팬미팅도 하고 그러더라. 그러니 모든 사람들이 다 각자의 삶에 사연이 있고, 고난의 과정을 거쳤으며, 각자의 무기(장점)가 있으며, 그걸 포기하지 않고 계속 가지고 갈고닦으며 살아간다. 그래서 다 대단한 것 같다.


그렇다면 나이가 많고 실력이 뛰어나진 않지만 작곡과 노래에 진정성이 있는 나도 가능성이 있는 게 아닐까.


다시금 직장 생활도 충실히 하고 음악도 성실히 해보겠노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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