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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새 Nov 12. 2020

대한민국 문화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

미미하게 미친다

9월 초에 우리 책 <보통사람들>이 출간된 이후 공저자인 우리들은 각자가 사는 지역 시립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을 했다. 본인이 쓴 책을 희망도서로 신청한다는 게 좀 낯간지럽긴 해도 어쨌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그럴 자격이 있고, 이왕에 출간된 책 한 사람이라도 더 보면 좋으니까.


나도 내가 사는 지역에 희망도서 신청을 한 후 얼마 뒤에 확인을 해보니 검색이 안됐다. '뭐 도서관에 비치가 돼도 무명작가들의 책을 누가 읽겠나' 싶은 마음도 솔직히 좀 있고 해서, 그 후로 잊어버렸다. 그러다 오늘 오랜만에 짬이 나서 도서관에 갔다. 책을 빌리려고 도서관 도서 검색용 PC 앞에 선 김에 우리 책을 검색해보니 와! 비치가 됐을 뿐 아니라 누군가가 대출 중인 게 아닌가?


나는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아저씨의 피아노 배우기'란 채널을 운영 중이다. 내가 속한 문화예술 카테고리에는 583개의 채널이 있다. 한 달에 절반 정도 나는 100위 안에 랭크돼 있다. 사실 작곡만 하기도 버거워서 7월 19일, 9월 28일 두 번 새 콘텐츠를 올린 이후로 잠정 휴업 상태이다. 그런데도 100위권 안에서 계속 맴돌고 있다.



요즘은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홈피에 가면 발매한 내 음원을 사람들이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하루에 몇 번이나 들었는지 통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하루 평균 10회가 안 되는 이 수치가 나는 매우 적다고 여겼는데, 완전 무명 아티스트가 아무런 홍보 없이 발매(9월 9일 발매)한 음원이 두 달이 넘도록 아직 재생수 제로가 안됐다는 건 오히려 고무적인 일인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이 나를 잊기 전에 자주자주 음원을 발매하는 전략으로 나아가기로 했다. 올해 안에 세 번째 싱글까지 발매 준비가 완료된 상태다.


내가 악기에 서툴고 노래를 못해도 음악을 계속 만들고 노래를 부를 용기를 가질 수 있는 건 유명한 현역 아티스트도 그런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노래로 따지면 <Sultans Of Swing>으로 유명한 Dire Straits의 기타리스트 마크 노플러도 국어교사를 하다가 데뷔를 했고, 중얼거리듯 노래하는 스타일이다. 슬로 핸드(slowhand)란 별명을 가진 에릭 클랩튼도 모든 곡을 직접 부르지만 노래가 뛰어난 보컬리스트는 아니다. 오늘 신해철 관련 책을 잠시 봤는데, 신해철 역시 어릴 적부터 기타를 연주했지만 연주력과 가창력이 뛰어난 아티스트는 아니었다. 그 대신 멋진 곡을 많이 썼으니 할 말이 없는 거다.


위에 언급한 책, 피아노, 음원 외에 유튜브 구독자도 있고, 브런치 조회수도 있고... 어쨌든 문화계 안에서 이래저래 설쳐대는 건 참 재미난 일이다. 지루한 인생살이에서 말이다. 공무원 시험 떨어지고 문화예술 쪽으로 설쳐보길 잘한 거 같다. 최소한 가능성은 발견했다. 



그래서 결론은... 나는 대한민국 문화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다. 미미하게~~ ㅋㅋㅋ 



※ 위에 언급한 가수들 곡을 들어보고 싶으신 분은 아래 링크를 걸어두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0fAQhSRLQnM


https://www.youtube.com/watch?v=vUSzL2leaFM


https://www.youtube.com/watch?v=-1H_SaGvYhw&list=PLkuaUzgvtNfE7AF2kOWF040YPMyrUZCh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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