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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새 Nov 19. 2020

두 번째 싱글 <남강이 그리워서>

자작곡 발매의 의미

9월 9일에 <산허리의 고목아> 발매 이후 두 달 열흘 만인 오늘, 두 번째 싱글 <남강이 그리워서>가 발매됐다. 앨범의 퀄리티야 당연히 프로들의 그것과 많은 차이가 나지만, 발매의 의미를 찾아본다면 우선 작품을 모으는 재미가 있다. 부족한 작품이 조금씩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스스로 바라보는 재미도 있고.


친척의 잘못된 입방아로 형을 오해하고 있었는데, 나의 음악적 우상인 형은 <산허리의 고목아>를 벌써부터 다운로드해서 소장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오늘 두 번째 앨범 발매 소식은 알리지도 않았는데, 스밍 인증샷을 보내왔다.



사실, 20년 가까이 음악을 한 형 입장에서 보면 아무것도 모르는 동생이 음악 한다고 깝죽대는 게 가소로울 만도 할 테다. 형 마음을 몰랐을 때는 형에게 굉장히 서운했다. 그러나 이번에 급할 때 내가 하루 웬종일 걸릴 악보 작업도 몇 시간 만에 뚝딱 해주는 등, 부족한 동생을 생각해 주는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이 노래는 가난했지만 풋풋했던 아내와의 연애 시절을 추억하며 만든 노래다. 우린 고급 레스토랑이 아닌 촉석루, 진양호, 남강변을 오가면 비스킷이나 오뎅 등 주전부리를 사 먹으며 데이트를 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아내가 실리를 따지는 스타일이었다면 우리 연애는 벌써 깨지고, 지금의 우리 부부 모습은 없었으리라.


죽기 전에 최소 100곡 이상은 꼭 발매를 하고 싶다. 희망 사항은 300곡 이상.


천재는 소작을 해도 된다. 작품 하나가 완벽하고 흠잡을 데가 없으니까. 하지만 나같이 천재가 아닌데, 좋아서 하는 류는 다작이 필요하다. 재능이란 캐면 캘수록 더 발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어설픈 노래라도 계속 만들면 적어도 발매할 때마다 한 두 부분은 더 나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발전'이라는 측면 말고도 나이와 시기에 따라서 '감성'이란 놈은 계속 변하기 때문에 그 감성을 버리지 않고 기록해서 같은 아픔이나 기쁨을 겪는 사람과 감정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다작은 의미가 있다. 순간을 놓치기 싫어서 사진을 많이 남기는 것과 같은 이치.


팔기 위한 노래를 부지런히 만들어서 수많은 가수들에게 계속 찔러보는 것, 내가 만들고 부른 노래로 나의 음악세계를 구축하는 것. 이 큰 두 줄기를 병행하여 음악의 길을 가려한다. 둘 다 재미와 매력이 있다. 내가 만든 노래를 멋진 가수가 불러주고 많은 청중이 들어주는 매력, 나만의 스타일과 세계를 구축해 가는 매력.


앨범이 발매될 때마다, 곡이 팔릴 때마다 브런치에 기록을 남겨보려 한다. 이렇게 쭈~~욱 글을 남기면 죽을 때 유언을 길게 못해서 억울하진 않겠지. ㅎㅎ


https://www.melon.com/album/detail.htm?albumId=10520289#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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