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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얼송 Feb 16. 2024

경청

경청 傾聽  귀를 기울여 들음     



‘엄마, 나 화상 입는데 쪼글쪼글해졌어’     

설 연휴에 아이가 손을 데었다. 꿀 젤리를 만들어보겠다며 뜨거운 물을 병에 옮기다가 물 조절에 실패해서 왼손에 뜨거운 물을 부어버렸다. 다행히 물집이 잡힐 정도로 심한 화상은 아니었지만 밤새 손이 따갑다고 낑낑대었고 빨개진 손이 2~3일 정도 쓰라리다고 했다.

화상연고를 사서 수시로 발라주었더니 통증도 빨간 피부색도 소멸 되는 거 같았다.     

아프다는 아이의 말이 줄어들고 빨개진 피부색이 다시 살구색으로 돌아온 뒤로 아이의 화상 입은 손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엄마, 나 화상 입었던 손이 쪼글쪼글해졌는데.’     

설거지하는 내 뒤통수에 대고 했던 아이의 말은 나에게 와닿지 않고 잘게 부수어져서 공기 중에 휘날렸다.     

오늘 아이의 손을 잡아보고 깜짝 놀랐다. 아이의 왼손 피부가 쪼글쪼글 거칠거칠해진 것이다.

아이의 쪼글쪼글해진 손을 보면서 어젯밤 아이의 목소리가 메아리친다.     

‘엄마, 나 손이 쪼글쪼글해’     

아이의 말을 귓등으로 들었던 엄마는 거칠어진 아이의 손을 잡고 후회를 한다. 

         

나에게 경청은 귀와 눈을 열고 청각과 시각으로 보고 듣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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