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al's Yard
때가 되면 알람이 울린 듯 찾아가는 런던의 한 거리가 있었다. 바로 코벤트 가든 근처의 Neal's Yard이다. 닐스야드를 가는 길에는 칠거리를 지나쳐야 한다. 말 그대로 7개의 골목이 한 석상을 둘러싸고 있는 거리이다. 석상의 이름은 'Historic Seven Dials'이며 언제나 한껏 운치를 뽐내고 있다.
이곳을 지나쳐 30초 정도만 걸어가면 Neal's Yard가 나온다. 이곳은 17세기 개발자 Thomas Neale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건강식품 카페와 소매점 등이 있으며, 다양한 색채의 매력을 발산하는 곳이다.
겨울의 런던 거리는 클래식을 듣기 가장 적합한 장소이다. 닐스야드는 생각보다 좁고 짧으며, 골목을 벗어나면 작은 불빛이 거리를 가득 채운다. 혼자 여행을 하는 사람은 이 아름다운 거리와 음악으로 외로움을 넘어서는 가치를 얻을 수 있다. 아래 사진은 닐스야드에서 칠거리로 향하는 거리의 모습이다.
그리고 칠거리에 다다르면 내가 자주 들리던 펍이 있다. 단순히 펍이라기에 너무도 고즈넉한 그곳은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찾아가 맥주에 잔뜩 취하고 싶은 그런 곳이다. 당시 크리스마스 시즌에 방문했던 터라 더 따듯함을 풍기고 있었다.
*펍 정보: Crown Pub (43 Monmouth St, London WC2H 9EW)
이 거리를 거닐며 가장 즐겨 들었던 곡이 있다. 바로 Beethoven의 Piano Sonata "Pathétique" No.8 in C minor, Op.13라는 곡이다. 마음의 평안이 영혼을 가득 채워주는 듯한 선율을 주는 것이 이 곡의 특징이며, 어느 장소에서 들어도 완벽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베토벤의 명곡 중 하나이다.
사실 이 곡은 한국어로 '비창'으로 불리며, 소나타의 비극적인 울림을 그려낸다. 비창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이 몹시 상하고 슬픔'이다. 마치 아름다운 선율로 구성된 멜로디에 감춰진 마이너 단조의 음표가 세상의 슬픔을 인지하듯 연주는 흘러간다.
Photo by B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