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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 bam Mar 22. 2023

철학과 중2의 평행이론

그들만의 고질병

철학의 본질에 대한 고찰을 하면서 어떠한 벽에 가로막혔고, 그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사유하던 중 깨달은 법칙이 있다. 그것은 바로 '철학''중2'는 평행이론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삶 자체에 대한 질문을 시작하는 것이 철학이라고 하는 것처럼 '나는 누구인가?'와 같이 나를 규정하기 시작하는 단계에 지금의 나는 서 있다. 그런데 중학교 2학년 시절의 나도 '이제 다 컸다'라는 근자감을 가지고 나를 규정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중2병을 맞이했다. 현재 철학을 내 인생에 받아들이면서 중2때와 같이 나는 철학병에 물들었다. 소크라테스가 모든 지식의 시작이 의문이라고 말한 것처럼, 철학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중2병과의 평행이론 5가지에 대해서 써보고자 한다.




1. 나를 궁금해하고 탐구하기 시작한다.

철학의 본질은 '나'에 대한 탐구에서 비롯된다. 삶 자체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되며 삶의 방식에 대해 연구를 시작한다. 철학자들은 각자의 시대와 상황에서 철학의 본질을 해석하고 이해하려고 했다. 중2병의 시작 또한 나에 대한 탐구에서 시작된다. 초등학생 때는 모든 선택에 부모님의 관여가 있었다면, 그것에 대한 의문점이 생기고 스스로 사유하여 결정하기 시작한다. 중2들도 각자의 상황에 맞게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해석하고 찾으려는 시도를 한다.


2. 어떠한 세계관에 몰입하여, 비현실적이고 과장된 말과 행동을 한다.

철학을 연구하게 되면 어떠한 사상 혹은 세계관을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사유하는 수준이 남들과 나는 다르다는 것으로 착각하여 지나친 관념의 잣대로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일련의 '나를 내려놓음'과 같은 행위로 어떤 것을 통달하여 해탈의 경지에 오른 것처럼 행동하는 부작용들이 있다. 중2병 또한 잘못된 세계관을 내면에 주입시키게 되면 나의 생각의 수준은 어른의 경지에 올라와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그 단계가 더욱 악화되면 허세와 가오에 지배당하는 엄청난 부작용을 낳는다.


3. 만연하게 존재하는 일상의 패턴에 대한 반감이 올라온다.

나에 대한 탐구가 어느 경지에 올랐다고 생각하면, 남을 규정하기 시작한다. 세상을 이분법적인 사고로 바라보게 된다. 철학의 본질은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지만, 오히려 그 신념에 매몰되어 사람을 옳고 그름에 대한 잣대로 판단한다. 중2병 또한 '이제 난 어른의 사고능력을 가졌어'라는 신념에 매몰되어 부모님이 조금만 다그쳐도 미친 듯이 반기를 드는 광기의 영역에 들어서게 된다.


4. 질병의 시기가 도래하면 주변에서 막아줄 수 없고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철학병과 중2병에 병들었다면 주변에서 강제적으로 치유할 수 없고 스스로 극복해야만 한다. 철학적 사유 능력이란, 세상을 흑과 백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오히려 자유로운 시각과 견해를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력과 거시적 시야를 갖게 된다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것은 누군가 주입식으로 알려준다고 깨달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올바른 중2병이란, 자신의 완성된 독창적 세계관을 아무도 이해할 수 없다는 착각이 아닌 어른으로 나아가는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고민과 자아 정체성을 형성하는 시기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치유의 개념이 아닌 소멸되는 과정이 필요할 뿐이다. 그리고 그 소멸의 과정 또한 '나 자신'의 끊임없는 노력을 필요로 한다.


5. 질병의 부작용을 극복하면 다음 단계로의 진정한 성장을 하게 된다. 

어떠한 진리든 그것이 시사하고자 하는 본질이 틀린 적은 없다. 만약 진리가 오류를 범한다면 진리를 해석하는 사람이 그 오류를 범한 것일 확률이 크다. 철학 또한 철학 자체가 틀린 것이 아닌 철학을 잘못 해석하여 철학병에 물들고 부작용을 낳게 된다. 하지만 그 부작용의 시기를 극복하면 진정학 철학의 본질을 깨닫게 된다. 중2병 또한 학생들이 각자의 고유성이 상이하여 상대적인 만큼 그 시기를 얼마만큼 잘 극복하냐의 관점이 중요하다. 그 일시적인 현상을 무탈히 넘어간다면 진정한 중3으로 진학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중2병과 철학을 엮고 있는 나의 상태가 현재 내가 철학병에 걸려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나 또한 철학을 내 멋대로 해석하여 정의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나를 반성하는 과정 속에서 과거를 돌아보니 중2병 또한 크게 앓았던 것 같다. 잘못된 나를 인정하고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내가 되었음 하는 바람과 함께 이 글을 마무리한다.


Photo by B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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