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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 bam Jul 29. 2023

예술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한계의 벽을 뚫고 폭발한 창작물

"왜 요즘 시대에는 옛날 같은 노래가 나오지 않을까?", "역시 옛날 노래가 좋아."


이런 이야기는 살면서 적어도 한번 이상은 들어봤을 것이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옛 것에 더 큰 가치를 매기는 경향이 있다. 동시간대 실존하는 것은 가시적이며 유사한 결과물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기에 희소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과거의 산물이 더 큰 가치가 있는 것일까? 우리는 긴 역사 속에 아주 짧은 찰나를 살고 있기에 그 해답을 절대 찾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과거를 추구하는 것이 절대 잘못된 행동은 아니다. 오히려 과거를 더 극적으로 추구하는 성향의 사람들이 예술가일 확률이 크다. 예술가들은 현재의 것들에 만족이나 안주하지 않고 과거의 예술 가치를 현재에도 만들어내고 싶은 야망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그럼 정말 예술은 어떻게 탄생하는 것일까?



예술을 굳이 정의하자면 '인간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통해 표현된 미적 가치를 지닌 활동'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술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와 같은 건축물이 예술로, 그리스에서는 조각과 회화가 예술로 여겨졌다. 이어지는 로마에서는 시와 연극 등이 예술로 탄생되었다. 또한 중세시대에는 종교가 예술의 큰 영향을 끼치며 종교적 주제로 가득 찼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인간의 본질과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바로크, 로코코, 낭만주의, 사실주의, 인상주의, 표현주의부터 현대 예술까지 예술은 각각의 시대상에 맞게 끊임없이 진화하며 역사를 쌓아가고 있다. 그리고 예술가는 각 시대 속에서 느낀 한계의 벽에 맞서 처절한 사투를 펼쳤고 결국 미적 가치를 창조했다.


예술은 '한계의 벽을 뚫고 폭발한 창작물'이다. 최진석 교수님께서는 '집요한 사유의 산물'이라고도 표현하셨다. 한계의 벽을 뚫고 예술이 탄생하게 되는 과정은 4단계로 나눌 수 있다. 인간은 삶을 살아가다 보면 본인 뜻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지만 우선 그것을 '나의 한계점이라고 인지할 수 있는가?'가 첫 번째 단계이다. 인지조차 하지 못하고 나의 삶에 안주한다면 그 어떤 것도 창작할 수 없다. 두 번째 단계는 '그 한계점이 투쟁과 같이 고독하고 처절한가?'이다. 단순히 한계점을 인지하는 것을 넘어 이 한계점으로 인해 나의 내면이 고통받고 끊임없는 투쟁의 과정을 겪어야 한다. 고통의 과정은 그 예술가만의 고유한 스토리를 만들어 주는 재료가 될 것이다. 세 번째 단계는 '본인의 스토리를 예술로 승화할 수 있는 능력을 쌓았는가?'이다. 개인적으로 예술의 재능은 90% 이상이 타고난 것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타고난 것을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은 끊임없는 한계점과의 사투와 그것을 승화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선천적인 재능은 각자 편차가 존재하지만, 재능이 있다 하더라도 진짜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는가는 다른 영역이다. 그렇기에 '본인의 스토리를 얼마나 쉽게 표현하는가'가 아닌 '얼마나 처절하게 이끌어냈느냐'로 보는 것이 맞다. 마지막 네 번째 단계는 '그 집요하고 처절하게 사유한 것을 실제로 만들었는가?'이다. 일련의 집요한 사유의 과정을 겪고 거기서 멈춘다면 아무것도 탄생하지 않는다. 실제로 그것을 행동하여 만들었는가는 예술이 탄생하게 되는 가장 중요한 단계이다.


Paris

독일의 철학자 게오르크 헤겔은 '철학은 그 시대의 아들'이라고 표현했다. 각자가 처한 시대 속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고민하여 돌파구를 찾아가는 것이 철학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시대마다 새로운 철학이 생기고 시대의 아들이라는 표현을 했다. 예술 또한 똑같은 과정을 겪는다. 본인이 살고 있는 시대에 문제점을 고찰하거나, 사람들의 고충을 발견하거나, 본인이 겪은 고통을 발화시키거나. 앞서 말한 어떤 일련의 과정이든 그것을 예술로 승화시킨다. 그리고 승화시키는 과정 속에서 과거에 생긴 우수한 예술을 추구하고 영감으로 삼는다. 그걸 가장 잘 표현한 영화가 <Midnight in Paris, 미드나잇 인 파리>이다. 영화 속 주인공은 왜 위대한 예술은 더 이상 창작되지 않는가? 고찰한다. 그리고 본인이 극적으로 추구하던 과거의 위대한 예술가들 또한 자신이 살고 있는 이전의 시대의 예술을 추구하는 것을 발견한다. 결국 '어느 시대의 작품이 더 위대한가'는 중요하지 않다. 예술가는 본인의 시대상에 어떠한 벽에 가로막혀 새로운 예술을 창작하고자 투쟁했던 것이다. 그리고 단지 과거 위대한 예술은 그들이 삼은 영감일 뿐이다.


우피치 미술관


나는 종종 작곡을 하곤 한다. 알 수 없는 슬픔이 밀려올 때면 최대한 빨리 하루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기타와 술과 함께 밤을 새우며 곡을 쓰다 잠이 든다. 어찌 보면 오글거릴 수 있지만 내게는 쉽지만은 않은 시간이다. 나 나름대로 내 안의 한계와 투쟁하며 나만의 고유한 창작물을 만들고자 노력한다. 그것이 나의 유일한 취미이며 꿈이기도 하다.


예술은 결국 한계와의 투쟁 속에서 폭발한 창작물이다. 창의에 대한 강박은 필요 없다. 예술은 폭발적이다.



예술의 씨앗은 천둥 속에 생겨 꽃처럼 핀다.

Photo by B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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